국군이 20일 오후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재개하자 주요 외신들은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실시했다"고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연평도 도발 당시 소극적인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던 한국 정부가 북한의 보복위협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남북한 모두 사소한 판단 착오가 전면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사격훈련 이후 상황 변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군이 예정대로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힌 뒤 "한국군의 사격훈련은 지금까지 계속 해왔던 정당한 권리"라는 서방 외교관의 발언을 전했다. BBC방송은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 속에서 한국이 예정대로 군사훈련을 단행했다"며 "한국의 사격훈련은 북쪽을 겨냥한 게 아니라 서남해안을 겨냥한 방어적 차원 군사훈련으로 실시됐다"고 밝혔다. 연평도 현지에 기자를 파견한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은 "벙커에서도 한국군의 훈련 포사격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훈련소식을 실시간으로 타전했다.

미 CNN방송은 '한반도 위기'라는 헤드라인을 내걸고 실시간으로 훈련 상황과 연평도 현지 표정을 전했다. CNN방송은 평양에 가있는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주지사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등 한반도 상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CNN과 통화에서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도발하거나 대응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한국군이 예정대로 사격훈련을 개시했다"고 일제히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한국군의 훈련에 반발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반도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은 이번 훈련을 영토침범이라고 강변하고 있다"며 "한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연평도 사격훈련의 경제 효과에 관심을 두는 기사도 적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S&P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의 신용등급이 여러 단계 떨어질 수 있겠지만 이는 매우 가능성이 적은 시나리오"라며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이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러나 "2년 전에 비해 분쟁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상황변화에 따라 한두 단계 정도 국가신용도 변화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정부의 사격훈련 실시 여부를 놓고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전해지는 뉴스에 따라 요동쳤다"면서 "사격훈련으로 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나 ABC뉴스 등도 연평도 훈련과 관련한 아시아 증시와 원화가치 동향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