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증시가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앞두고 장중 2000선이 붕괴되는 등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사격훈련 실행시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번 훈련에 따른 투자주체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오전 9시52분 현재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84억원과 653억원의 동반 매수에 나서고 있는 반면, 개인은 1948억원어치 주식을 팔고 있다. 개인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과 기관은 이번 훈련에 대한 확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3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훈련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후 상승세를 이어온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됐다"며 "이는 알려진 악재에 불과하나 이를 핑계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 조정폭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정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코스피지수가 단기간에 2000선을 돌파하면서 부담스러운 국면에 직면한 게 사실"이라며 "다만 지난달 북한의 연평도 포사격 이후 국내증시의 강한 복원력을 감안하면 실제 사격훈련과 응사가 있더라도 그 충격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도 "확전 가능성이 지속되지 않는 한, 대북 리스크 부각에 따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영향은 보통 장중에 많이 반영됐고, 길어야 내일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반면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와 주택지표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번주는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가능성과 북한 리스크 경계감, 유로화 하락 등 증시 부담요인 등이 주 초반에 있고, 미국의 경기지표 발표는 주 후반에 몰려 있어 전약후강의 장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증시의 단기 이슈가 될 수 있지만 상승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라는 조언이다.

김세중 이사는 "길게보는 투자자라면 코스피지수 1900선 초중반에서 주식을 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12시 사이 연평도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