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20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인수 이후 혀대건설 기업 가치 훼손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매수A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8만5000원을 유지했다.

현대건설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지난 17일 현대그룹과의 주식매매계약(본계약) 체결여부, 양해각서(MOU) 해지, 이행보증금 반환을 포함한 후속조치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자 지위 부여 문제 등 총 4가지 안건을 주주협의회에 상정했다.

운영위원회는 현대그룹이 제출한 현대건설 인수 자금에 대한 소명자료가 미흡하다고 판단, 양해각서 해지안을 포함한 4가지 안건을 부의하기로 했다. 9개 기관으로 구성된 현대건설 채권단은 오는 22일까지 동의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주식매매계약 체결에는 채권단의 80% 동의, 양해각서 해지 및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부여는 75%의 동의가 있으면 가결된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아졌기 때문에 인수 이후 현대건설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해소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를 두고 추가적인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기업 본질 가치를 반영한 주가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6일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건설의 주가는 전일대비 14.9% 급락한 바 있다. 현대그룹이 5조5100억원에 달하는 시장 예상보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고, 이에 대한 자금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해외 건설 시장 호황과 내년 주택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건설업 주가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은 올해 110억 달러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 대형건설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M&A에 대한 우려로 11월 이후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M&A 불확실성을 배제하고 현대건설 기업 본연의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할 시기로 판단한다"며 현간 매출액의 5배가 넘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내년에도 해외수주를 바탕으로 신규수주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 등을 투자포인트로 꼽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