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이 잘 있었니? 많이 컸네." "누나,오늘은 마트에 선물 사러 가요. "

지난 11일 경기도 안산의 장애인복지시설 '안산 평화의 집'.이곳에 사는 대현(가명)이는 연소영 현대해상화재보험 CRM추진부 사원에게 안겨 떨어질 줄 몰랐다. 연씨가 대현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작년 이맘 때.현대해상 '하이라이프 봉사단'의 일원으로 평화의 집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그는 불편한 몸에도 맑은 눈으로 환하게 웃는 대현이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요즘에는 회사 봉사활동 외에도 개인적으로 평화의 집을 자주 찾아 대현이와 시간을 보내며 남매처럼 지낸다.

하이라이프 봉사단은 평화의 집에 거주하는 장애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포츠 활동은 아이들이 몸이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해 비교적 위험이 덜한 볼링이나 가벼운 등산을 진행한다. 아이들은 찜질방 체험을 통해 사회생활의 에티켓을 배우고 마트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하며 기본적인 사회적응 훈련을 하게 된다. 이인숙 평화의 집 과장은 "우리 아이들이 이제는 가족을 기다리듯이 현대해상 직원들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봉사단

현대해상은 2005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하이라이프 봉사단'을 설립했다. 봉사단은 팀별로 연중 봉사활동 계획을 짜 안산 평화의 집을 비롯해 전국 23개 장애인 · 노인 · 아동 등 소외계층 보호시설을 매주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인다. 봉사단은 청소와 식사 · 목욕보조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아동들을 위해 수영장과 놀이동산을 데려가거나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를 벌인다. 지금까지 연 평균 2533명의 직원이 참여해 총 봉사시간이 9만시간을 넘었다.

구은양 CS추진부 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하이라이프 봉사단을 통해 봉사의 참맛을 알게 된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후원하거나 지인들과 따로 봉사활동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서태창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봉사단의 일원으로 적극 참여한다. 서 사장은 올해도 경기도 광주 향림원을 찾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아름다운가게와 공동으로 마련한 사랑나눔장터의 일일 판매원으로 나서 기부 물품을 판매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진두지휘했다. 지난달에는 하이라이프 봉사단을 이끌고 서울 상계동의 독거노인과 영세가정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직접 연탄을 배달하기도 했다.

손해보험사 특성 살린 사회공헌

현대해상 임직원은 매달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적립해 교통사고 유자녀를 돕는 자투리사랑 운동을 벌인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었거나 부양능력이 없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교통사고 유자녀들에게 매월 장학금을 지급하고 각종 기념일에는 선물 등을 전달하는 활동이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워킹스쿨버스 사업에도 참여한다. 워킹스쿨버스는 통학 방향이 같은 어린이들이 훈련된 자원봉사자의 보호 아래 등하교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해상은 워킹스쿨버스 운영을 위한 노선 안내판,구급 약품,명찰 등 물품을 제공하고 주말에는 하이라이프 봉사단이 거주지 인근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교통안전 도우미로 활동한다.

손보업계 유일의 여성운전자 교육 프로그램인 '하이카 여성운전자 교실'도 14년째 운영하고 있다. 전국을 돌며 이뤄지는 여성운전자 교실은 차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대처 능력이 미숙한 여성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현재까지 3200여명의 여성운전자가 참가했다.

손해보험사의 특성을 살려 매년 태풍 폭설 등 자연재해로 고통을 받는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07년에는 수해를 입은 제주지역에 수해복구 장비를 긴급 투입하고 24시간 보험금 지급 관련 상담업무를 실시했다. 2008년에는 기름오염 사고로 피해를 입은 태안지역에 이동정비캠프를 설치해 피해 차량과 자원봉사 참가 차량을 대상으로 무상점검 서비스와 소모품 무상교환서비스를 진행했다.

◆각종 봉사활동으로 소외이웃 도와

현대해상은 노숙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급식 봉사,영세가정에 사랑의 연탄 배달,구세군 등 자선단체에 기부금 전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서울 광화문 본사 사옥을 비롯해 경기 수원,전북 전주,울산 등 전국 4곳의 사옥 앞에서 '아름다운가게와 함께하는 사랑나눔장터'를 열었다. 사랑나눔장터는 자원의 재활용과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임직원의 기부로 모은 물품을 판매하고 수익금을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하는 행사로 임직원과 하이플래너(설계사)가 기증한 도서 의류 생활용품 등 모두 6000여점의 상품이 판매됐다.

현대해상 최고고객운영자(CCO) 이성재 상무는 "사회공헌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업 경쟁력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밖으로 보여지는 사회공헌보다는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을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