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폭락을 예견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가 뉴욕에 있는 고급 아파트를 550만달러에 구입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루비니 교수가 이스트빌리지 내 펜트하우스(고층 건물 맨 위층의 고급 아파트)를 2008년 최고가 대비 25% 정도 낮은 가격에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스트리트이지닷컴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330㎡ 규모의 3층 형태로 방 3개와 테라스를 두고 있다.

그는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300만달러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았고 이에 앞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트리베카 아파트를 담보로 60만달러를 은행에서 빌렸다. 고가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해서 그의 경기 전망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 루비니 교수는 최근 WSJ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세가 실업률 상승과 주택 가격 하락을 막기에는 너무 미약하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후퇴 가능성이 40%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진 만큼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루비니 교수가 맨해튼의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레드릭 피터스 워버그리얼티파트너스 사장은 "시장 비관론자조차 주택 시장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부동산 폭락 예견이 맞아떨어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에서 연사로 초빙받고 있고 각국 중앙은행과 재무부의 자문에 응하고 있다. 이스탄불 출신인 그는 이란과 이스라엘에서 자랐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