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엘오티베큠 "국내 1위에 만족 못해…내년 턴어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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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용 진공펌프 시장은 그간 해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진공펌프의 국산화를 위해 지난 8년간 엘오티베큠이 앞장서 왔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흥식 엘오티베큠 대표이사(사진·49)는 16일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진공펌프는 활용도가 다양해 반도체 산업 외에도 LCD(액정표시장치)와 LED(발광다이오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태양광 시장 확대에 발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용 진공 펌프를 생산하는 엘오티베큠은 이 분야에서 국내 유일무이한 업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규 수요에 대비한 막바지 채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반도체에서 LCD, LED, OLED, 태양광 시장도 진출
엘오티베큠은 2002년 오 대표가 세계 최초 진공펌프 회사인 독일 라이볼트 베큠사로부터 건식진공펌프 사업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업체다.
초기에는 독일 라이볼트 베큠으로부터 기술력을 전수받았지만 최근에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과 독일 업체들을 상대로 전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오 대표는 "역사가 길다고 해서 반드시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단정짓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 같은 자부심을 갖고 현재 삼성전자 수요의 30%를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엘오티베큠은 삼성전자 공급물량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고 있어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 투자 확대의 수혜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오 대표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그는 "내년 반도체 업황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만을 믿고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에 대한 돌파구로 사업군을 확장하기 위해 LCD와 LED, 태양광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LCD와 태양광 시장은 웨이퍼와 패널이 대형화되기 때문에 대용량 펌프 개발이 시급하다. 엘오티베큠은 이에 대한 준비에 미리 착수해 내년초 시장 진입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일식, 수봉식 펌프가 아닌 건식진공펌프로 수요가 전환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오 대표는 "시장의 추세 변화와 우리 회사의 기술, 제품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며 "신사업이 가시화되는 2011년은 우리 회사의 도약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개발만이 살 길"…내년 예산 40억원으로 확대
이에 따라 오 대표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연구개발(R&D)이다. 엘오티베큠 직원 213명 중 35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며, 내년에는 40명을 추가로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R&D 비용도 연간 20~3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40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오 대표는 "진공상태는 곧 제품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반도체 등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팔지 못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실속있는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된 덕분일까. 엘오티베큠이 생산하고 있는 DD시리즈 등 8개 주력제품 중 단 한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판매 후 유지와 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기술력 또한 진공펌프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로 오히려 수출할 만큼 인정받고 있다. ◆"매출액 1000억 클럽 가입이 목표"
내년 실적도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하고 2015년에는 3000억원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2007년 595억원이던 매출액은 세계 금융위기로 2008년 359억원까지 감소했으나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도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시장 매출이 올해 95억원에서 내년 440억원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 대표는 "내년에는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본과 중국 업체로의 거래선 확대로 해외 시장에서도 내년에는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이와 같은 실적 잔치는 투자자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게 오 대표의 오랜 생각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적이 급감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배당을 꾸준히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도 보통주 1주당 50원을 지급하는 현금배당과 1주당 0.02주의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
오 대표는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에게는 회사 이익의 일정 부분을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확고하다"며 "주주들이 회사와 함께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년 신사업 진출에 힘입어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오흥식 엘오티베큠 대표이사(사진·49)는 16일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진공펌프는 활용도가 다양해 반도체 산업 외에도 LCD(액정표시장치)와 LED(발광다이오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태양광 시장 확대에 발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용 진공 펌프를 생산하는 엘오티베큠은 이 분야에서 국내 유일무이한 업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규 수요에 대비한 막바지 채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반도체에서 LCD, LED, OLED, 태양광 시장도 진출
엘오티베큠은 2002년 오 대표가 세계 최초 진공펌프 회사인 독일 라이볼트 베큠사로부터 건식진공펌프 사업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업체다.
초기에는 독일 라이볼트 베큠으로부터 기술력을 전수받았지만 최근에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과 독일 업체들을 상대로 전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오 대표는 "역사가 길다고 해서 반드시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단정짓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 같은 자부심을 갖고 현재 삼성전자 수요의 30%를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엘오티베큠은 삼성전자 공급물량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고 있어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 투자 확대의 수혜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오 대표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그는 "내년 반도체 업황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만을 믿고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에 대한 돌파구로 사업군을 확장하기 위해 LCD와 LED, 태양광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LCD와 태양광 시장은 웨이퍼와 패널이 대형화되기 때문에 대용량 펌프 개발이 시급하다. 엘오티베큠은 이에 대한 준비에 미리 착수해 내년초 시장 진입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일식, 수봉식 펌프가 아닌 건식진공펌프로 수요가 전환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오 대표는 "시장의 추세 변화와 우리 회사의 기술, 제품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며 "신사업이 가시화되는 2011년은 우리 회사의 도약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개발만이 살 길"…내년 예산 40억원으로 확대
이에 따라 오 대표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연구개발(R&D)이다. 엘오티베큠 직원 213명 중 35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며, 내년에는 40명을 추가로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R&D 비용도 연간 20~3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40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오 대표는 "진공상태는 곧 제품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반도체 등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팔지 못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실속있는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된 덕분일까. 엘오티베큠이 생산하고 있는 DD시리즈 등 8개 주력제품 중 단 한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판매 후 유지와 관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기술력 또한 진공펌프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로 오히려 수출할 만큼 인정받고 있다. ◆"매출액 1000억 클럽 가입이 목표"
내년 실적도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하고 2015년에는 3000억원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2007년 595억원이던 매출액은 세계 금융위기로 2008년 359억원까지 감소했으나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도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시장 매출이 올해 95억원에서 내년 440억원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 대표는 "내년에는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본과 중국 업체로의 거래선 확대로 해외 시장에서도 내년에는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이와 같은 실적 잔치는 투자자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게 오 대표의 오랜 생각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적이 급감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배당을 꾸준히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도 보통주 1주당 50원을 지급하는 현금배당과 1주당 0.02주의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
오 대표는 "회사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에게는 회사 이익의 일정 부분을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확고하다"며 "주주들이 회사와 함께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년 신사업 진출에 힘입어 회사를 턴어라운드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