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 끝을 모르고 하락하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드디어 상승세로 반전했다.지난달 5일 연 3.60%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7일 2.89%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3.30%대로 상승했다.

그동안 국고채 3년물 금리의 급락은 △10월 이후 국채발행 물량 급감 △△국고채 3년물의 지표채권 변화 △외국인의 보유 △잔액 증가와 대차거래 수요에 따른 유통물량 감소 △국채전문딜러(PD)의 의무 제시 호가 확대에 따른 수요증가 △유통 물량 부족을 노린 투기적인 가수요 유입 등에 기인했다.

하지만 지난주 기획재정부가 국고채 3년물 거래에서 부당거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히자 투기적 가수요가 이탈해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이다.그래도 다른 채권에 비하면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현재 국고채 3년 금리와 통안채 2년 금리의 역전 폭은 2년 사이 최대 수준이다.국고채 5년 금리와의 격차도 최근 18개월 만에 가장 크다.투기적인 가수요가 줄어들었지만 국고채 3년물의 물량 부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이 점이 다른 채권수익률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량부족 효과는 연말로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수급에 가려졌던 대외 펀더멘털의 변화가 점차 부각될 전망이다.최근 글로벌 채권수익률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펀더멘털의 개선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미국의 2차 양적완화(QE 2)에 대한 기대가 극에 달했던 지난 10월 한때 2.3%대로 하락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3.2%대로 100bp 가까이 급등했다.표면적으로는 QE2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커져 안전 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주목할 것은 미국채 금리뿐 아니라 대부분의 글로벌 채권수익률이 동반 상승세란 점이다.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태국 등 신흥국의 채권수익률도 지난 10월 말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으로 더블딥 우려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도 약세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채권수익률은 수급 문제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미국의 더블딥 우려가 국내 경제의 둔화 우려를 높이면서 국내 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의 낙관론이 점차 국내에서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연말까지는 현재의 물량 공백 현상이 이어지겠지만 내년 초 국채 발행이 정상화된다면 물량 문제도 완화될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채권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던 물량 부족 효과는 연말로 갈수록 약화되는 반면 수급에 가려져 있던 대외 펀더멘털이 점차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금리 상승세와 괴리된 국내 채권수익률은 점차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충분한 금리 상승으로 가격 메리트가 확보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