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회에 이어 교사 조직에도 '퇴출바람'이 불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처음 실시한 초 · 중 · 고교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교사 1000여명에게 내년 1월부터 장 · 단기 연수(재교육)를 받도록 했다. 특히 내년 평가 때도 장기 연수자로 재선정되면 집합 연수를 받게 돼 수업에서 배제된다. 반면 평가 결과가 우수한 교원 500명에게는 6개월~1년 연구년(안식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교과부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0년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시행 결과'를 발표했다. 교원평가는 교사들의 역량을 평가,자질 미달 교사를 걸러내기 위해 도입됐다. 교과부가 법제화를 추진했지만 교원 및 학부모 단체 간 이견으로 미뤄져 각 시 · 도 규칙으로 실시하고 있다.

◆1056명 재교육 대상으로 분류

평가 결과 전체 교사 35만8090명(평가 참여 교사 기준)의 0.29%인 1056명이 장 · 단기 연수 대상자로 잠정 분류됐다. 시 · 도교육청 심의와 이의제기 등을 거쳐 내년 초 최종 확정된다. 단기 연수 대상자는 920명으로 모두 일반 교사다. 장기 연수를 받을 사람은 교장 · 교감 16명,일반 교사 120명 등 136명이다. 단기 연수자는 여름 및 겨울방학 기간 중 각각 1개월씩 2개월간 시 · 도 교육연수원 등에서 60시간 이상 교육을 받게 된다. 장기 연수자로 최종 확정되면 방학 중 2개월과 학기 중 4개월 등 총 6개월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장기 연수 대상자는 교장 · 교감의 경우 동료 교원평가에서 미흡(2.5점 미만 · 5점 만점) 또는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서 미흡(2.5점 미만)을 받은 인원이다. 교사는 동료평가 미흡 또는 학생만족도 조사 2.0점 미만이 대상이다. 평가는 △매우 우수(4.5점 이상) △우수(3.5~4.5점) △보통(2.5~3.5점) △미흡(1.5~2.5점) △매우 미흡(1.0~1.5점) 등 5등급으로 매겨졌다.

◆2년 연속 평가 나쁘면 수업 배제

교과부는 시행 첫해인 점을 감안해 장기 연수 대상자로 확정된 교장과 교사들이 내년에는 연수로 인해 수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했다. 학기 중에도 연수를 받아야 하지만 수업이 끝난 뒤 인터넷 등을 통해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2년 연속 장기 연수 대상자로 선정되면 6개월간 집합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기간 가운데 방학 2개월을 빼면 학기 중 4개월간 수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최재광 교과부 교직발전기획과 연구관은 "연공서열 위주로 이뤄지는 교사평가를 바꿔 잘 가르치는 교사가 대우를 받고 승진 기회를 얻게 만들자는 게 교원평가의 목표"라며 "2~3년 내 제도가 정착되면 교직 사회에 새바람이 불고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시간이 지나면 교원평가 결과가 자연스럽게 교원 인사와 보수에 반영돼 무능력 교사를 퇴출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는 내년부터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경우 초등학교는 교장 · 교감 · 담임 교사만 필수로 하고 나머지 교사에 대해서는 원하는 학부모만 하도록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