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장세 재테크] 年 3%대 은행금리 매력 뚝… '가출' 한 뭉칫돈, 자문형 펀드ㆍELF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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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
11월 2조 5천억 빠져나가
단기예금 묶어 놓고 '관망'
주식형펀드 자금유입 꾸준
11월 2조 5천억 빠져나가
단기예금 묶어 놓고 '관망'
주식형펀드 자금유입 꾸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예금에 돈을 맡겨 놓으면 오히려 손해보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 예금에만 돈을 맡긴 사람들도 예금 금리가 좀처럼 꿈쩍하지 않자 주식 등 투자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연 3%대의 예금이자가 지난 7월 이후 두 차례의 기준 금리 인상에도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사상 최저 수준의 예금 이자로 만족하지 못한 시중 자금은 증시 등으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 수신 8개월 만에 감소세 반전
지난달 은행 수신은 8개월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중 정기예금은 2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이 감소하면서 은행 수신도 지난 10월 중 13조7000억원 증가에서 11월 중 2조4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이는 8개월 만에 첫 감소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전월 말 599조7000억원에서 지난달 600조9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10월 말 총수신 증가액이 9월보다 13조8000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은행들은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금이 넉넉한 상태다. 시중 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과 견줘볼 때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예금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예금 금리는 연 3%대로 물가 상승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9월 3.6%에서 10월 4.1%로 뛰고 있어 실질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질 금리 마이너스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2.94%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5년 9월의 연 2.92% 이후 최저치다. 특히 작년 11월 잔액 기준 은행의 총수신 평균금리가 3.22%였고 물가상승률이 1~2%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7월(연 2.0%에서 2.25%로)에 이어 지난달(연2.25%에서 2.50%로)에도 두 차례 올렸지만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1월 연 3.40%였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9일 현재 연 3.50%로 올린 상태다. 우리은행은 11월 초부터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연 3.65%로 유지해 왔다. 신한은행 역시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연 3.70%(복리)로 변동이 없다. 하나은행 역시 '369정기예금'의 1년제 금리가 연 3.6%에 불과하다.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갈길을 헤매며 단기간 묶여 있는 상태다. 저원가성 단기자금인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184조6523억원으로 6조2474억원 늘었다.
손무일 신한은행 자금부장은 "현재 시중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은행 예금 형태도 기존 1년제에서 3개월제로 단기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LF,주식형펀드,자문형 펀드 대세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도 증시로 돌아서는 기색이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15일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는 단 3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금이 유입돼 왔다. 약 2년간 유출세를 기록해온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1900을 넘보기 시작한 지난 9월부터 자금의 유출세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11월부터는 유입세로 전환됐다.
한상언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예금 비중을 줄이고 펀드를 늘리며, 안전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공격적 수익률을 좇는 펀드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주가연계펀드(ELF),주식형 펀드,자문형 펀드,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저금리 부담으로 주식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약간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이상으로 올릴 전망이다. 은행들도 예금및 대출 확대 경쟁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 예금금리도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총괄국 건전경영팀장은 "내년 은행들이 외형확대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자금이 지금처럼 너무 풍부해 단기 금리가 소폭 오르면서 장기 금리가 내리는 기이한 채권시장의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한 해 경영효율화를 추진해왔던 국민은행,신한 사태 이후 새 경영진에 의해 경영 드라이브를 걸 신한은행,지배구조가 바뀔 우리은행,외환은행을 인수해 국내 3대 은행으로 등극할 하나은행 등 은행들은 저마다 내년 치열한 영업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은행의 새로운 국제 건전성 기준인 바젤Ⅲ에 따라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예금도 많이 확보해야 하는 형편이다. 예금을 확보하려면 예금 금리 인상은 필수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은행 수신 8개월 만에 감소세 반전
지난달 은행 수신은 8개월 만에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1월 중 정기예금은 2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예금이 감소하면서 은행 수신도 지난 10월 중 13조7000억원 증가에서 11월 중 2조4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이는 8개월 만에 첫 감소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전월 말 599조7000억원에서 지난달 600조9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10월 말 총수신 증가액이 9월보다 13조8000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은행들은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금이 넉넉한 상태다. 시중 금리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과 견줘볼 때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예금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예금 금리는 연 3%대로 물가 상승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9월 3.6%에서 10월 4.1%로 뛰고 있어 실질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질 금리 마이너스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2.94%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5년 9월의 연 2.92% 이후 최저치다. 특히 작년 11월 잔액 기준 은행의 총수신 평균금리가 3.22%였고 물가상승률이 1~2%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7월(연 2.0%에서 2.25%로)에 이어 지난달(연2.25%에서 2.50%로)에도 두 차례 올렸지만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11월 연 3.40%였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9일 현재 연 3.50%로 올린 상태다. 우리은행은 11월 초부터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연 3.65%로 유지해 왔다. 신한은행 역시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연 3.70%(복리)로 변동이 없다. 하나은행 역시 '369정기예금'의 1년제 금리가 연 3.6%에 불과하다.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갈길을 헤매며 단기간 묶여 있는 상태다. 저원가성 단기자금인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184조6523억원으로 6조2474억원 늘었다.
손무일 신한은행 자금부장은 "현재 시중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은행 예금 형태도 기존 1년제에서 3개월제로 단기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LF,주식형펀드,자문형 펀드 대세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도 증시로 돌아서는 기색이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15일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는 단 3일을 제외하고 매일 자금이 유입돼 왔다. 약 2년간 유출세를 기록해온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1900을 넘보기 시작한 지난 9월부터 자금의 유출세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11월부터는 유입세로 전환됐다.
한상언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예금 비중을 줄이고 펀드를 늘리며, 안전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를 공격적 수익률을 좇는 펀드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주가연계펀드(ELF),주식형 펀드,자문형 펀드,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저금리 부담으로 주식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약간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이상으로 올릴 전망이다. 은행들도 예금및 대출 확대 경쟁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 예금금리도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총괄국 건전경영팀장은 "내년 은행들이 외형확대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자금이 지금처럼 너무 풍부해 단기 금리가 소폭 오르면서 장기 금리가 내리는 기이한 채권시장의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한 해 경영효율화를 추진해왔던 국민은행,신한 사태 이후 새 경영진에 의해 경영 드라이브를 걸 신한은행,지배구조가 바뀔 우리은행,외환은행을 인수해 국내 3대 은행으로 등극할 하나은행 등 은행들은 저마다 내년 치열한 영업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은행의 새로운 국제 건전성 기준인 바젤Ⅲ에 따라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예금도 많이 확보해야 하는 형편이다. 예금을 확보하려면 예금 금리 인상은 필수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