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좋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참 재미 없는 상황입니다. "

최근 이마트 구성점과 코스트코 양재점 간 '신라면 전쟁'에 대한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의 평가다. 경쟁적인 가격 내리기로 영업마진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통큰 치킨'도 국내 마트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데 따른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마트사업이 유통 대장주인 신세계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주가에는 벌써부터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신라면 전쟁'이 보도된 지난달 29일 이후 신세계 주가는 58만원에서 56만1000원으로 3.27%(1만9000원) 하락했다. 롯데쇼핑도 4.40%(2만1500원)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43% 상승한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지난 9일 발표된 신세계의 11월 실적은 이 같은 우려를 키웠다. 신세계는 지난달 1조84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9%에 그쳤다. 2008년 11월 8.1%였던 영업이익률이 작년 11월 7.2%에 이어 2년째 내리막이다.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와중에도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것은 대형마트 간 과열경쟁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마트시장은 이미 2~3년 전부터 포화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이마트 피자,롯데마트 치킨 등 예전에 없던 상품이 등장한 것은 위기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에 늦게 뛰어든 롯데마트도 올초부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2~3년 안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마트시장에서 활로를 뚫기 어려운 두 회사의 향후 주가는 해외시장 진출과 신사업 개척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온라인 매출이 매장 매출을 뛰어넘은 영국 UK테스코의 사례를 보더라도 온라인 사업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사업 구조재편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시점이 오면 주가도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