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내년엔 밥캣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송년회에 참석한 후 본지 기자와 만나 "올 하반기부터 밥캣이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내년부터 점차 그 폭이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추진해온 밥캣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데다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 시장이 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밥캣 인수 효과가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밥캣은 두산이 2007년 49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소형 건설장비 회사다. 두산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이 회사 실적이 악화된 후 '밥캣 리스크'에 시달려 왔다. 밥캣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삼화왕관 등 일부 계열사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문제 해결에 주력해 왔다. 밥캣은 올 2분기 들어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송년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은 내년 사업 환경을 낙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 사업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작성하지 못했다는 답이 많았다. 박 회장은 "환율,경기전망 등 불투명한 요소가 많아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며 "다음주까지 설비 및 연구개발 투자계획 등을 가다듬어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최근에는 어느 해도 사업계획을 쉽게 짤 수 없었다"며 "내년 역시 사업계획 작성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경우 다른 제조업체와 상황이 달라 쉽게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환율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락할수록 부채가 줄어드는 만큼 불리할 게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홀수 달 둘째 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정례 회의와는 별도로 매년 12월 초 송년 모임을 갖고 있다. 이날 송년회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이 고희 기념으로 만찬을 대접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김윤 삼양사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도 참석했다.

그러나 관심 대상인 차기 전경련 회장 선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을 추대해 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종전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장창민/송형석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