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레드오션에 떠다니는 '이익의 섬', 뜬구름 잡는 블루오션은 포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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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전략 조너선 번즈 지음|이훈·구계원 옮김|타임비즈|346쪽|1만6000원
1994년 델은 만년 2위의 퍼스널 컴퓨터(PC) 제조회사였다. 다른 회사들처럼 제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미리 주문해 다량의 재고를 안고 있었고,수요 예측이 잘못되면 회사는 상당한 감가상각 손실을 입어야 했다. 고민 끝에 델은 재고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그 결과 4년 만에 매출이 20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급증했고,매년 50%씩 성장했다. 주당 수익률은 매년 62%씩 늘었고,주가는 8년여 만에 1만7000%나 뛰어올랐다. 1998년 델의 투자 대비 수익률은 217%,현금 보유액은 18억달러에 달했다. 업계 선두로 올라섰음은 물론이다.
자본을 더 투입하지 않고도 델은 어떻게 이런 결과를 얻었을까. 수익성 관리가 비결이었다. 그 핵심은 주문생산 시스템과 직접 판매를 통해 재고를 0으로 유지하는 것.델은 이를 위해 고객을 선별하고 수요,제품 라이프 사이클,공급자,유동성을 관리했으며 수요를 최대한 정확히 예측해 생산했다.
가령 고객 가운데 상대적으로 구매 패턴을 예측할 수 있고 서비스 비용이 낮은 고객(주로 기업 고객)을 위해서는 자동화된 주문이 가능하도록 업종별로 특화된 인트라넷 사이트를 개발해줬다. 또 정기적으로 일정 물량을 구입하고 기술 지원이 덜 필요하며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반복 구매 고객에게는 같은 가격으로 더 비싼 신제품을 공급했다. 제품 생산부터 판매,배송까지의 기간인 리드 타임(lead time)에 따라 재고 및 가격을 조절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덜었다.
《레드오션 전략》은 이처럼 델의 혁신 사례를 들면서 "뜬구름 잡는 블루오션 대신 적자의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이익이라는 작은 섬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MIT(매사추세츠공대) 경영대학원과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물류,공급 체인 관리,통합 고객 관리 등을 강의해온 수익성 분석의 전문가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 매달 발간하는 '업무지식'에 4년 이상 연재한 칼럼을 모아서 보완,책을 엮었다.
'모든 비즈니스의 40%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20~30%만이 수익을 내서 그것으로 손실을 만회하고 있으며,나머지 부문은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일 뿐이다. '
저자는 책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전제를 내건다. 어떤 업종,어떤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익을 내는 회사라도 수익성 있는 20~30%가 나머지를 먹여살리는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평균적인 흑자'에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따라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나머지 부문에서 숨겨진 '흑자의 섬'을 찾아내고 사업 전반의 비효율을 걷어내면 기존의 '레드오션'에서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수익 중심의 사고와 판매,운영,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요소 수익 맵핑(mapping),수익 레버,수익관리 프로세스를 제안하는 동시에 비즈니스에 관한 최악의 통념 10가지를 통해 고정관념 깨기를 시도한다.
가령 '수입은 좋고 비용은 나쁘다'는 말은 맞을까. 저자의 답은 '아니오'다. 일부 수입은 수입이 있지만 나머지 수입은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종합해보니 수익이 있다'는 평균의 함정에 빠져 수입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여긴다. 또 비용은 무조건 나쁘다며 정말 필요한 부분마저 잘라버리기도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해줘야 한다는 것도 통념일 뿐이다. 고객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며,해가 되는 고객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다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해결책은 서비스의 차별화다. 거래처나 제품군에 따라 각기 다른 리드 타임을 두고 중요한 대상은 확실히 만족시키고,덜 중요한 대상은 덜 확실히 만족시키면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AT&T는 고비용을 발생시키는 불평꾼 고객을 응대하는 자동화 회선을 설치해 이들을 수익성 있는 고객으로 바꿨다. 소득이 많지 않은 인구 5만~10만명의 중소 도시에 매장을 집중적으로 연 월마트는 효율적인 유통시스템을 개발해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365일 최저가'를 유지하고 경쟁 우위를 점했다.
저자는 "시장은 매스마켓(대중시장)에서 정밀시장(precision markets)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매스마켓 시대의 경영방식으로는 고비용 구조를 해소할 수 없다"며 고객과 시장을 세분하고 특화시켜 '공격 끝점'을 타격하라고 주문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그 결과 4년 만에 매출이 20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급증했고,매년 50%씩 성장했다. 주당 수익률은 매년 62%씩 늘었고,주가는 8년여 만에 1만7000%나 뛰어올랐다. 1998년 델의 투자 대비 수익률은 217%,현금 보유액은 18억달러에 달했다. 업계 선두로 올라섰음은 물론이다.
자본을 더 투입하지 않고도 델은 어떻게 이런 결과를 얻었을까. 수익성 관리가 비결이었다. 그 핵심은 주문생산 시스템과 직접 판매를 통해 재고를 0으로 유지하는 것.델은 이를 위해 고객을 선별하고 수요,제품 라이프 사이클,공급자,유동성을 관리했으며 수요를 최대한 정확히 예측해 생산했다.
가령 고객 가운데 상대적으로 구매 패턴을 예측할 수 있고 서비스 비용이 낮은 고객(주로 기업 고객)을 위해서는 자동화된 주문이 가능하도록 업종별로 특화된 인트라넷 사이트를 개발해줬다. 또 정기적으로 일정 물량을 구입하고 기술 지원이 덜 필요하며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반복 구매 고객에게는 같은 가격으로 더 비싼 신제품을 공급했다. 제품 생산부터 판매,배송까지의 기간인 리드 타임(lead time)에 따라 재고 및 가격을 조절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덜었다.
《레드오션 전략》은 이처럼 델의 혁신 사례를 들면서 "뜬구름 잡는 블루오션 대신 적자의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이익이라는 작은 섬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MIT(매사추세츠공대) 경영대학원과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물류,공급 체인 관리,통합 고객 관리 등을 강의해온 수익성 분석의 전문가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 매달 발간하는 '업무지식'에 4년 이상 연재한 칼럼을 모아서 보완,책을 엮었다.
'모든 비즈니스의 40%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20~30%만이 수익을 내서 그것으로 손실을 만회하고 있으며,나머지 부문은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일 뿐이다. '
저자는 책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전제를 내건다. 어떤 업종,어떤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익을 내는 회사라도 수익성 있는 20~30%가 나머지를 먹여살리는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평균적인 흑자'에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따라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나머지 부문에서 숨겨진 '흑자의 섬'을 찾아내고 사업 전반의 비효율을 걷어내면 기존의 '레드오션'에서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수익 중심의 사고와 판매,운영,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요소 수익 맵핑(mapping),수익 레버,수익관리 프로세스를 제안하는 동시에 비즈니스에 관한 최악의 통념 10가지를 통해 고정관념 깨기를 시도한다.
가령 '수입은 좋고 비용은 나쁘다'는 말은 맞을까. 저자의 답은 '아니오'다. 일부 수입은 수입이 있지만 나머지 수입은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종합해보니 수익이 있다'는 평균의 함정에 빠져 수입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여긴다. 또 비용은 무조건 나쁘다며 정말 필요한 부분마저 잘라버리기도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해줘야 한다는 것도 통념일 뿐이다. 고객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며,해가 되는 고객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다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해결책은 서비스의 차별화다. 거래처나 제품군에 따라 각기 다른 리드 타임을 두고 중요한 대상은 확실히 만족시키고,덜 중요한 대상은 덜 확실히 만족시키면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AT&T는 고비용을 발생시키는 불평꾼 고객을 응대하는 자동화 회선을 설치해 이들을 수익성 있는 고객으로 바꿨다. 소득이 많지 않은 인구 5만~10만명의 중소 도시에 매장을 집중적으로 연 월마트는 효율적인 유통시스템을 개발해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365일 최저가'를 유지하고 경쟁 우위를 점했다.
저자는 "시장은 매스마켓(대중시장)에서 정밀시장(precision markets)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매스마켓 시대의 경영방식으로는 고비용 구조를 해소할 수 없다"며 고객과 시장을 세분하고 특화시켜 '공격 끝점'을 타격하라고 주문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