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난장판 국회 속에서도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과 예산결산특위 소위 위원들은 자기 지역구 예산을 챙긴 것으로 9일 나타났다.

지역예산을 가장 많이 따낸 사람은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경북 포항을 · 울릉)이었다. 울산 · 포항 고속도로건설,오천 · 포항시계 국도건설,포항 · 삼척 철도건설,울릉도 일주 국 · 지도건설,과메기 산업화 가공단지 조성 등으로 총 1620억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했다.

예결위원장인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경남 마산)도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이다. 마산자유무역지역 확충 · 확대 조성,마산의료원 · 마산지청 건설,거제 · 마산 국도,마산항 진입도로 건설 비용 등으로 430여억원의 예산을 가져갔다. 강행 처리를 결정한 박희태 국회의장(경남 양산)도 파출소 신설,양산 바이오가스화 가축분뇨 · 폐수종말처리장,덕천 · 양산 광역도로건설,양산 · 동면 국 · 지도건설 등으로 총 180여억원을 따냈다.

예산안 처리 저지의 선두에 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역구인 전남 목포의 수산식품지원센터와 신항관련 예산 65억원을 챙겼다. 박 원내대표의 카운터 파트인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부산 남구을)는 자신의 지역구인 용호만 매립지 예산 17억원을 살려냈고,다른 부산 지역의 예산을 대거 확보하는 데 크게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충남 예산 · 홍성)는 예산 · 홍성 산업단지 진입도로 건설 등의 예산으로 33억원을 확보했다.

예산의 증 · 감액을 실질 심사하는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심사에 참여한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대부분 지역예산을 챙겨갔다.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강원 강릉)은 강릉원주대 국제교류관,녹색숲길 조성,강릉의료원,원주 · 강릉 철도 예산 등으로 103억원의 예산을 가져갔다. 3년째 계수소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경북 안동)도 안동의료원,순환형 매립지,안동댐비상여수로 예산 등으로 50억원의 지역예산을 받아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전남 순천)은 순천만 에코촌 조성과 순천 우회고속도로 관련 예산으로 22억원을,같은 당의 정범구 의원(충북 증평 · 진천 · 괴산 · 음성)도 진천 산수산업단지 진입도로 예산으로 15억원을 확보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