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헤지펀드 다시 활개…유로존 국채ㆍ원자재 시장 뒤흔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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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S 국채 매도…불안 부추겨, 국채 매입 ECB와 힘겨루기
원유ㆍ구리ㆍ은값 상승에 베팅, 거래 12% 증가 '사상 최대'
원유ㆍ구리ㆍ은값 상승에 베팅, 거래 12% 증가 '사상 최대'
세계 경제가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럽에서 헤지펀드들은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 국채와 유로화를 집중적으로 매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경제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상품시장에서도 투기적 거래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헤지펀드에 달린 유로화의 운명
뉴욕타임스는 9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를 사서 유로화 방어에 나서고 있는 반면 헤지펀드와 대형 은행들은 이들 채권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며 "이들이 유로화 운명을 놓고 전쟁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ECB는 올해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진 이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국채를 690억달러어치나 사들였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은행에도 간접적으로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0월 들어 ECB가 채권 구매를 중단하고,최근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구제금융기금을 늘리지 않기로 하면서 투기세력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CB는 지난주에 주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 20억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3일 공개된다. 헤지펀드와 은행들은 일단 이 수치로 ECB의 채권시장 개입 강도를 평가한 후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들은 취약국의 채권을 매도하고 헤지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서 이익을 내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여전히 유로존의 재정위기 확산에 베팅하고 있다. 아르곤노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게르스텐하버 대표는 "포르투갈은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의 다음 희생자로 유력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받을 확률이 90%"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외환헤지펀드인 FC컨셉트LLC의 존 테일러 대표도 "유로존은 내년에 경기후퇴기에 들어간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위기에 빠지면서 유로화는 더욱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헤지펀드들은 지난주 ECB의 채권시장 개입 이후에도 스페인 CDS에 대거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얼마나 더 많은 채권을 살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ECB는 이미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국채 17%를 보유하고 있다. 추가 매입에 부담을 느낄 만한 수준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ECB가 강력한 시장개입 의지를 밝히면서도 실제 매수 규모는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산운용사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채권담당임원은 "유럽 금융시장에서 ECB와 헤지펀드가 끊임없이 습격의 기회를 노리는 게임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 유럽 원자재 투기 규제 강화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들은 상품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근 석유와 금 은 구리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 상품가격이 급등하면서 헤지펀드 연기금 뮤추얼펀드 등이 보유한 투자계약이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투자자들이 보유한 상품계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미국 상품시장에 투자된 자금은 1212억달러나 된다. WSJ는 "올해 통과된 미국의 금융개혁법은 규제당국이 투기세력의 에너지,금속,선물 거래계약 수를 제한할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 EU집행위원회도 원자재 거래자가 포지션을 공개하고 대규모 거래 때 상한선을 정하는 내용의 원자재 투기단속 계획을 8일 공개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 헤지펀드
hedge fund.국제 증권 및 외환시장 등에 투자해 단기이익을 올리는 사모방식의 민간 투자기금.'헤지'는 원래 위험을 회피한다는 의미지만 실제로는 수익이 나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외환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이고 투기적인 매매를 한다. 미국의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퀀텀펀드가 대표적이다.
◆헤지펀드에 달린 유로화의 운명
뉴욕타임스는 9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를 사서 유로화 방어에 나서고 있는 반면 헤지펀드와 대형 은행들은 이들 채권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며 "이들이 유로화 운명을 놓고 전쟁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ECB는 올해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진 이후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국채를 690억달러어치나 사들였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은행에도 간접적으로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0월 들어 ECB가 채권 구매를 중단하고,최근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구제금융기금을 늘리지 않기로 하면서 투기세력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CB는 지난주에 주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 20억달러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3일 공개된다. 헤지펀드와 은행들은 일단 이 수치로 ECB의 채권시장 개입 강도를 평가한 후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들은 취약국의 채권을 매도하고 헤지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사서 이익을 내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여전히 유로존의 재정위기 확산에 베팅하고 있다. 아르곤노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게르스텐하버 대표는 "포르투갈은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의 다음 희생자로 유력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받을 확률이 90%"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외환헤지펀드인 FC컨셉트LLC의 존 테일러 대표도 "유로존은 내년에 경기후퇴기에 들어간다"며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위기에 빠지면서 유로화는 더욱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헤지펀드들은 지난주 ECB의 채권시장 개입 이후에도 스페인 CDS에 대거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얼마나 더 많은 채권을 살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ECB는 이미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국채 17%를 보유하고 있다. 추가 매입에 부담을 느낄 만한 수준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ECB가 강력한 시장개입 의지를 밝히면서도 실제 매수 규모는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산운용사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채권담당임원은 "유럽 금융시장에서 ECB와 헤지펀드가 끊임없이 습격의 기회를 노리는 게임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 유럽 원자재 투기 규제 강화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들은 상품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근 석유와 금 은 구리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 상품가격이 급등하면서 헤지펀드 연기금 뮤추얼펀드 등이 보유한 투자계약이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투자자들이 보유한 상품계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미국 상품시장에 투자된 자금은 1212억달러나 된다. WSJ는 "올해 통과된 미국의 금융개혁법은 규제당국이 투기세력의 에너지,금속,선물 거래계약 수를 제한할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 EU집행위원회도 원자재 거래자가 포지션을 공개하고 대규모 거래 때 상한선을 정하는 내용의 원자재 투기단속 계획을 8일 공개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 헤지펀드
hedge fund.국제 증권 및 외환시장 등에 투자해 단기이익을 올리는 사모방식의 민간 투자기금.'헤지'는 원래 위험을 회피한다는 의미지만 실제로는 수익이 나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외환 주식 채권 파생금융상품 등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이고 투기적인 매매를 한다. 미국의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퀀텀펀드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