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등 공공기관 발주 공사에 중소기업의 참여 기회가 대폭 늘어난다. 공공기관이 중소기업과 거래할 때 발생하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도 개선된다.

정부는 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 대책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공부문 동반성장 대책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상생 아직 미흡

관계기관 합동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 구매액은 122조3000억원으로 국내 총소비의 4%를 차지했다. 거래 유형별로는 건설 공사가 73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을 통한 공공구매 규모는 79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 현재 중소기업제품 판로지원법에서는 공공부문의 구매시 원칙적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가계약법과 개별법에서도 중소기업 지원을 일부 규정하고 있다.

공공구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공공기관과 거래할 때 애로점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점검 결과 중소기업들은 △정부사업 참여 기회 확대 △불공정 하도급거래 시정 △적정 낙찰가 보장 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아직까지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노력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은 감사 부담 등으로 중소기업 제품의 구매를 꺼리고 하도급대금 직불제 실천 등에도 소극적이어서 이번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공사 참여 확대

정부는 공공부문 발주공사에 중소기업이 원도급자 지위로 참여할 기회를 넓혀주기로 했다. 우선 중소 · 전문건설업체를 원도급자로 인정하는 입찰 제도인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시행 기관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 1개사에서 철도공단,수자원공사,도로공사 등 총 4개사로 확대키로 했다.

76억원 이하 규모의 공사에만 적용하는 '지역의무 공동도급제도'를 혁신도시 건설사업에 대해서는 내년 한 해 동안 상한금액 제한을 두지 않고 확대 적용키로 했다. 이를 통해 지역 업체의 참여 비율을 현행 30%에서 40%로 높일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의 발주공사에 대형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규모의 하한액(현행 150억원)도 올려 중소기업의 참여 기회를 넓혀주기로 했다. 중소기업제품 공동구매 목표를 올해 77조2000억원에서 2012년까지 100조원으로 늘리고,구매실적점검 대상기관을 현행 주요 205개 공공기관에서 전체 공공기관으로 확대한다.

또 지나친 저가 낙찰 관행을 보완하기 위해 현행 최저가 낙찰제 대상 공사를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계약상대자가 선금을 수령할 경우 5일 이내에 하도급자에게 선금수령 사실을 통보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계약상대자가 수령한 선금을 하도급자에게 지급하지 않을 때는 발주기관이 직접 지급할 수 있는 '선금 직불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하도급대금 지급확인제를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건설공사에 적용되고 있는 하도급대금 직불제를 공공부문의 소프트웨어 발주 사업에도 확대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욱진/홍영식/주용석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