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작년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 수능점수 중위권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더욱이 내년 수능시험의 출제 범위가 더욱 넓어질 예정이어서 재수를 피하려는 수험생들의 하향 안전지원 경향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수능 비중이 높은 정시모집은 무엇보다 지원 대학의 수능 반영방식이 나에게 얼마나 유리한지부터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주요 체크 포인트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 반영 여부 △영역별 반영 비율 △교차 지원 허용 여부 △영역별 가산점 적용 여부 △모집 단위별 최종 경쟁률 등이다. 내신 등급이 같아도 학생부 실질 반영률에 따라 유 · 불리가 달라진다는 점도 꼭 챙겨야 한다.

◆최상위권,소신 지원 강해질 듯

올 수능시험 최상위권 학생들은 시험이 어느 때보다 변별력이 높았던 만큼 입시전략을 짜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이들은 가군에서 연세대나 고려대,나군에서 서울대에 '소신 지원'하고,다군에서는 교차지원이 가능한 의학계열 등의 인기학과에 '안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인문계에서는 상위대학 대부분이 언어,수리,외국어영역 비중을 높게 잡아 소신지원 경향은 예년보다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의 경우 올 수능에서 특히 어려웠던 '수리 가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이 입시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상위권,경쟁률 꼼꼼히 챙겨야

중상위권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성적대다. 중상위권 수험생들은 보통 가군 또는 나군에서 상위권대 비인기학과에 한 군데 정도 상향 지원하고,나머지 두 개군에서는 소신 또는 안전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수능시험이 어려워 점수가 크게 떨어진 상위권 학생들이 하향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해 중상위권 대학 인기학과 경쟁률이 치솟을 수 있다. 따라서 중상위권 학생들이 이들 학과에 섣불리 지원했다가 낭패를 볼 가능성도 크다.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 성적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 영역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과감히 하향 안전지원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안전지원하는 수험생의 경우 원서접수 마감 하루 전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사례가 많은 만큼 마감 전날 최종 경쟁률을 토대로 전체 경쟁률을 예측해볼 수 있다.

안전 지원 경향이 강한 다군에서는 추가합격 발표가 많고 합격자들의 이동도 활발하다. 이 때문에 오히려 다군에서 소신껏 지원하는 '역발상 전략'을 제안하는 전문가도 있다.

◆중하위권,과감한 안정 지원 검토를

중하위권 대학 중에는 수능점수 반영 영역을 수험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학교가 적지 않다. 수능 전 영역 가운데 자신이 시험을 가장 잘 치른 한 두개 영역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하위권으로 갈수록 학생부 실질 반영률이 높은 경향도 있어 지망 대학의 입시요강을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

재수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2개 대학 정도는 합격 가능성을 감안해 안전 지원하고,1개 대학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수능의 중위권 변별력이 약해진 탓에 이 점수대 대학들의 경쟁률이 급상승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하위권 대학은 대부분 분할모집을 하는데,중상위권 대학처럼 다군 점수가 가 · 나군보다 크게 높아지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소신 지원은 다군에서 해보는 것도 좋다. 안전 지원을 할 때는 배치표와 10~20점 정도 차이를 둬야 하고,상향지원을 하려면 신설학과 등을 과감하게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도 새겨들을 만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