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2년 변호사시험 합격률은'입학정원의 75% 이상'으로 정해졌다. 매년 입학정원이 2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4명 중 3명인 1500명 이상이 변호사 자격증을 따는 셈이다.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는 7일 법무부에서 2차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합격비율 등을 담은 시험관리안을 이귀남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다. 법무부 장관은 위원회안을 그대로 수용할 예정이다.

위원회안은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운영하기로 확정했으며 각 대학의 로스쿨은 양질의 법률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학사관리를 엄정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위원회는 2013년 이후 합격비율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한명관 법무부 법무실장은 브리핑에서 "로스쿨 도입 당시 입법과정에서 입학정원의 70~80%를 합격시킨다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1기에 대해 합격률 하한선을 75%로 보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법무실장은 "로스쿨의 학사관리 강화가 제대로 이행된다는 전제 아래 자격시험으로 운영한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로스쿨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2012년에는 로스쿨 졸업생 중 최소 1500명과 사법연수원 출신 약 1000명 등 2500명 이상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올해 사법연수원생 1000명 중 법관과 검사로 임용된 300여명을 제외한 700명이 변호사가 된 것에 비하면 2012년엔 신규 변호사 숫자가 올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변호사 공급이 늘어나 각종 수임료 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위원회의 최종안이 나오자 로스쿨 학생들과 대한변호사협회가 모두 반발했다. 25개 로스쿨 연합체인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응시인원 대비 80% 이상'의 조건보다 낮아졌다며 학생대표들과 비상회의에 들어갔다.

학생협의회 관계자는 "변호사 자격시험화라는 원칙이 무시된 결과로 보이며 회의결과를 토대로 대처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대 로스쿨의 배수영씨(30)는 "로스쿨에서 자체적으로 엄정한 학사관리로 유급을 시킨다는 마당에 결국 해가 지날수록 불합격자가 누적될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로스쿨이 또하나의 사법시험 공부방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아쉽지만 받아들일 만한 합격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로스쿨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정종섭 이사장(서울대 로스쿨 원장)은 "합의안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2012년도에 한정된 결정이어서 현재 로스쿨 1학년생들이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밝혔다.

반면 '입학정원 대비 50% 합격'을 주장해온 대한변호사협회는"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곽란주 대한변협 대변인은 "50%도 변호사 회원들의 내부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양보한 것이었다"며 "로스쿨 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반영한 결정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곽 대변인은 또 "협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우리의 안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고운/이현일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