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국내 연구진이 보톡스와 효과가 비슷한 보톡스 유사물질을 개발했다.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권대혁 교수와 포스텍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 융합생명공학부 신연균 교수,KAIST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팀은 7일 보톡스를 대체할 저분자 화합물 개발에 성공해 이 연구성과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었다고 발표했다.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미생물이 만드는 강력한 신경독이며 미국 회사(앨러갠)가 주름제거용 약품으로 바꿔 상용화한 뒤 널리 알려졌다.

보톡스는 세포 내 막융합을 매개하는 단백질 복합체 ‘스네어’를 절단하는 특징이 있다.막융합은 시냅스 말단에서 막주머니가 터지면서 안에 담은 신경전달물질이 인접한 뉴런에 전달되는 현상이다.따라서 스네어가 절단되면 신경전달물질을 담고 있는 주머니가 세포막과 막융합을 이루지 못해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지 못하고, 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도 수축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결과적으로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마비되며, 이것이 피부를 탄력있게 바꿔주는 보톡스의 주름 제거 원리이다.

연구진은 스네어가 막융합을 이루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미리세틴·델피니딘·시아니딘 등 저분자 화합물이 스네어 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특히 이런 저분자 화합물을 녹차 등 안전한 식물의 폴리페놀 성분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보톡스는 효과가 좋지만 사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위험하다.권대혁 교수는 “보톡스의 효능은 그대로 갖춘 반면 크기는 훨씬 작고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은 안전한 물질”이라며 “이 물질을 이용하면 주름제거용 화장품이나 다한증 치료제 등을 2~3년 내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