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옵션만기 충격 이후 정보기술(IT)과 금융업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옵션만기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달 18일부터 전날까지 2.9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기전자업종지수는 9.31% 급등했고, 금융업종지수도 4.02% 상승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면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와 조선이 속한 운송장비업종지수는 0.95% 하락했고, 화학업종지수는 2.39% 오르는데 그쳐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는 관점에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은 IT와 금융 업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및 미국의 거시경제지표가 호전적으로 개선되면서 앞으로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업종이 긍정적일 것이고, IT 및 은행 업종은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이라고 전했다.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되는 IT와 금융업종 내에서도 특히 잘 나가는 종목들이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속한 IT주 중 LG전자의 지난달 18일부터 이후부터 전날까지의 상승률은 14.87%로 삼성전자(11.94%) LG디스플레이(9.89%) 하이닉스(2.56%) 등을 웃돌았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 4분기 적자폭 확대 등 대부분의 악재가 주가에 반영돼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한 국면에 진입했다"며 "연말 재고조정이 큰 폭으로 진행될 경우 내년 1분기부터 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LG전자는 옵티머스원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고, 내년 1분기 늦어도 2분기에는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아 이를 감안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주 중에서는 우리금융의 상승률이 돋보였다.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11.27% 상승해, 신한지주(9.94%) KB금융(9.80%) 삼성생명(0.00%) 등보다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주 중에서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가장 낮아 올라갈 여지가 큰 상황"이라며 "최근 우리금융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미분양 리스크가 완화된 점도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민영화에 대한 엇갈린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추세적인 움직임은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