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변방국에서 중심국으로 발돋움하자." 202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최근 선정된 중동의 카타르는 이미 축제 분위기다. 월드컵 유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카타르 경제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카타르를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가장 높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꼽았다. 1인당 GDP는 7만6000달러(2007년 기준)로 전 세계 6위다.

카타르 경제는 월드컵 유치 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보인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다시 기록할 것으로 예견돼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카타르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6%에 이를 것이며,내년엔 18.6%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내년도 카타르의 GDP 증가율을 20.8%로 내다봤다. 아랍 지역 통신사인 글로벌아랍네트워크는 "카타르는 중동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인구 169만명에 면적은 1만1400㎢로 경기도 크기인 카타르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은 천연가스와 석유다. 카타르는 세계 3위 가스 수출국이다. 가스와 석유는 현재 카타르 GDP의 45%를 차지하지만 정부는 천연자원의 비중을 점차 줄이며 산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고 카타르 영자신문 걸프타임스는 보도했다. 다른 중동 국가들처럼 우후죽순으로 지어진 대형 빌딩,급감하는 부동산 거래,높은 물가상승률은 카타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S&P는 지적했다.

월드컵 유치국이 전통적으로 겪어온 사업비 문제는 자원 부국인 카타르에는 큰 고민거리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장 건설과 교통 전기 수도 등 인프라 구축,관광 활성화로 전례 없는 '붐'도 예상된다고 아랍에미리트(UAE) 일간 더내셔널은 내다봤다. 브라힘 라즈갈라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카타르는 UAE와 바레인 등을 제치고 중동 지역의 '비즈니스 허브'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타르는 3개의 경기장을 리모델링하고 냉방시설을 갖춘 9개의 경기장을 신축하는 데 모두 40억달러(4조6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현재 5만개의 호텔 객실을 9만5000개로 늘리고 신공항 건설,항만 확장 등 월드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모두 429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5일 카타르 증시는 전날보다 3.6% 오른 8477.32로 마감,2008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