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 전문 25만여건을 공개한 위키리크스가 서버 및 도메인을 차단당한 데 이어 돈줄까지 끊기고 있다. 또 해커들의 공격으로 사이트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사이버상에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온라인 결제 서비스회사인 페이팔은 이날 성명에서 "위키리크스가 페이팔 사용 규정을 어겼다는 판단에 따라 후원 계좌 접근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페이팔은 "불법 활동에 연루된 사람들을 격려하거나 부추기고 돕는 데 페이팔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위키리크스에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페이팔의 결정은 온라인 계좌를 통해 전 세계 소액 후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온 위키리크스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은행 계좌이체와 신용카드 결제 등을 통해 기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시사 주간지 포쿠스는 이날 위키리크스가 외교 전문 공개 이후 전 세계 지지자들로부터 모두 1만5000달러를 기부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도메인 서비스 제공업체인 에브리DNS닷넷은 위키리크스 도메인(wikileaks.org) 제공을 중단했다. 50만개의 웹사이트 도메인을 제공하는 에브리DNS닷넷은 최근 익명의 '디도스 공격(DDoS) '으로 네트워크의 다른 부분까지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초에는 아마존닷컴이 위키리크스에 웹서버 제공을 중단했다. 프랑스에서도 위키리크스 접속이 5일 차단됐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외교 기밀을 깨뜨리는 웹사이트를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어샌지가 유사시에 대비해 민감한 내용을 담은 파일을 유포시켰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 7월 사이트에 올린 이 파일은 이미 수만명이 내려받았지만 암호화돼 있어 내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샌지는 자신이 체포되거나 사이트가 폐쇄되면 파일 내용을 즉각 공개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