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광다이오드(LED)주의 대차잔고(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재매수하지 않은 수량)가 눈에 띄게 줄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전기 대차잔고는 지난달 23일 934만7722주에서 30일 886만64주로 약 48만7000주 감소했다. LG이노텍은 242만4677주에서 181만5987주로 60만8000주 이상 줄었다.

이 기간 동안 대차잔고 비중이 가장 급감한 종목은 이 두 종목으로, LED주의 대차잔고 감소세가 유독 뚜렷하다고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분석했다.

김광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LED주는 지난 8월 공급과잉 이슈가 불거진 후 대차잔고가 크게 늘었었다"며 "연초에 비해 7% 이상 증가했던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서울반도체의 대차잔고가 최근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수급 부담이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차잔고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LED 주가가 바닥을 형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는 일반 투자자들이 일차적으로 LED주의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비중확대 전략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지나면서 LED TV 재고가 소진돼 주가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며 "신규 수요로 이어질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간 LED 주가 방해 요인이었던 재고 이슈가 해소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 1월 LED TV 수요가 증가할 경우 투자자들이 '베팅'에 나서면서 주가가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바닥 탈출론'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ED주가 최악의 바닥권을 지나고 있다"면서도 "헤지펀드의 북 클로징(회계마감·결산)의 영향으로 대차거래가 감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만큼 본격적인 주가 반등을 점치기엔 이르다는 얘기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감소로 수급 상황이 개선될 수는 있지만 4분기 실적 악화라는 파고를 넘어야 할 것"이라며 "삼성전기나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도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주가가 바닥을 아직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하게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상승 동력)을 찾기도 아직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