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IT주가 정작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IT주가 부진하면서 코스피지수의 숨고르기도 길어지고 있다.

1일 오전 11시27분 현재 전기전자 업종은 0.59%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0.4%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 대비 부진한 모습이다.

전기전자업종은 지난 23일 연평도 사건 발생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0.33% 하락했고 24일은 0.71% 올랐지만 이후 닷새 연속 하락세다.

기대했던 블랙프라이데이(26일)도 시장 기대만큼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했고, 반도체 가격은 급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30일은 D램 가격의 하락으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IT주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닷새 연속 하락하면서 전고점 돌파를 노리던 수준에서 82만원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전날 5% 이상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1.49% 내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대형 IT주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IT업종은 코스피시장에서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IT주가 부진하면서 코스피지수도 시원한 상승세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12월 연말효과와 내년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IT주 비중은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여전히 진단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말 가는 길목에서 미국 연말 소비수요와 IT업종 모멘텀 부각을 기회요인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궁금한 점은 연말 소비가 살아날 경우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라며 "지난 2년 동안 연말 IT내구재 판매가 감소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말에는 플러스 반전이 확실시된다"고 진단했다.

업황바닥을 타진하는 IT업종의 경우 기대이상의 연말 소비는 감산과 맞물려 재고물량 처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이 단기 불확실성에 직면했지만 '선 조정 후 반등'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삼성증권은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12월 포트폴리오 전략은 주변 여건이 불안할수록 내년을 준비하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컨셉"이라며 "단기적으로 미국 소비회복 모멘텀에 집중한다면 IT 역시 12월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옳다"고 제시했다.

이 가운데 대우증권은 삼성전자가 전고점을 돌파해야 IT주가 본격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는 12월 둘째주 정도에 지수 방향성이 나타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사이버먼데이'에 따른 IT관련 주식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IT관련 주식의 본격적 상승신호는 삼성전자의 고점인 87만5000원 돌파 시점"이라고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고점 돌파 이전까지는 IT의 반등이 나타나도 주도주와의 갭줄이기 혹은 IT주에 대한 단기 기대감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