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산업생산이 전달에 비해 4.2%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8년 12월(-10.4%)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모두 떨어져 경기 회복세 둔화가 뚜렷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격히 얼어붙었던 경기가 급반등한 뒤 정상 속도를 되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미국 경기회복 지연과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계청은 자동차(-12.4%)와 반도체 및 부품(-8.7%),기계장비(-4.3%) 생산이 크게 줄어 10월 광공업 생산이 감소했다고 30일 발표했다. 8월(-1.3%)과 9월(-0.4%)에 이은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달보다 2.0%포인트 낮은 79.5%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출하도 큰 폭으로 줄었다. 10월 생산자 제품출하는 전월보다 3.4% 줄어 8월(-0.7%)과 9월(-0.4%)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출하 감소도 반도체(-10.1%)와 자동차(-8.2%) 업종의 영향이 컸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1.2% 줄어 기업들이 재고 물량을 줄여나가는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도 부진했다. 10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9.5% 줄어 9월(-3.5%)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건설투자 역시 전월 대비 10.4% 줄었다. 건설 수주는 전달보다 56.7%나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3개월 연속 감소한 뒤 10월 증가세로 반전했으나 증가율은 0.5%에 그쳤다.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5.7% 늘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2.2%)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0.2% 증가에 머물렀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1.3포인트 하락,3개월 연속 떨어졌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달보다 1.5%포인트 떨어져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어떤 지표를 봐도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며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등 대외 불안 요인이 큰 가운데 생산과 투자가 감소하고 있어 내년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