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정보기술) 상승 촉매로 작용해왔던 미국 최대 쇼핑시즌 '블랙프라이데이' 성적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온라인쇼핑 매출이 크게 증가한 만큼 연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소비는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춘절 모멘텀(상승 동력)은 여전히 유효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도·소매 전문 조사기관인 쇼퍼트랙(ShopperTrak)은 지난 26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객이 전년 대비 2.2% 증가했으나 총 판매액은 0.3% 증가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총 판매액은 미 소매연맹(NRF) 예상치인 2.2%를 밑도는 것이다.

다만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6% 증가하며 향후 소비 증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판매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지난 1일부터 조기 프로모션이 집행됐고 온라인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4분기 소비 상황은 내년 1분기 출발점이 어디인지를 정할 뿐 4분기 IT업체들의 실적에 반영되는 수준은 제한적"이라며 "블랙프라이데이 소비 실적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또 현재 IT제품 가격이 평균 25% 인하로 판매되고 있어 세트 재고가 완전히 소진될 경우 내년 1분기에는 신규 생산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TV와 태블릿PC 등 IT기기 판매 대수가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 연구원도 "이번 쇼핑 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매출액'보다 '판매대수'에 있다"면서 "가격을 많이 낮춰 재고를 처리한다해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연말까지 미 쇼핑시즌이 지속되는데다 중국 춘절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살아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성탄절이 임박한 시기에 소비가 집중되어 온 만큼 연말 판매가 호조로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며 "세트업체들이 패널재고를 확대함에 따라 내년 1분기부터 패널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에너지 효율 제품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전자제품 구매시 10%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을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며 "이는 중국 전자제품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에 더해 팍스콘 사태 이후 중국 임금이 급상승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증가했다"며 "결과보다 재고 소진이 더 중요한 블랙프라이데이 보다는 중국 춘절 시기를 노리는 것이 더 낫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