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하지 않은 장외기업 중에서도 두둑한 배당을 챙겨주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장외기업 주식은 상장 여부를 점치기 어려운 데다 상장 주식에 비해 매매가 어려워 환금성이 떨어지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고배당 장외기업 주식은 매년 짭짤한 배당금을 챙기면서 상장이 가시화되기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장외기업 주식매매 전문업체 피스탁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연도에 시가배당률이 기준금리(연 2.5%) 수준을 웃도는 기업은 현대로지엠(옛 현대택배) 팍스넷 대우정보시스템 롯데건설 한국증권금융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삼성광주전자 등으로 나타났다. 현대로지엠은 최근 주당 장외시세(9400원)의 18%에 해당하는 1700원을 배당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팍스넷도 지난해 사업연도에 주당 193원을 배당했다. 배당수익률이 6.83%에 달한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도 4% 안팎의 배당수익을 주주들에게 안겨줘 장외 고배당주로 이름값을 했다. 또 대우정보시스템 롯데건설 한국증권금융도 4%대의 배당을 실시했다. 증권 유관기관인 증권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2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급증하자 주당 배당금을 2008년 400원에서 지난해 600원으로 50% 확대했다. SK건설과 현대삼호중공업,LG CNS,포스코건설,삼성SDS 등도 지난해 시가의 1% 안팎 수준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실시했다.

장외 고배당주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대부분이다. 상장기업에 비해 투명성은 떨어지지만 대기업 계열사로 실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어 배당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기업 계열이라고 해도 해당기업이 처한 현실을 고려해 배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가령 지난해 사업연도에 파격적인 배당을 실시한 현대로지엠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로 인해 올해도 고배당을 실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삼성광주전자는 삼성전자로 흡수합병되는 절차를 밟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장외주식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직접 주식과 돈을 주고받기 때문에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기업들의 공시 의무도 없어 정보가 부족하고 접근도 제한된다. 게다가 상장 주식과 달리 양도차익의 10%(대기업 20%)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점도 있다.

장외주식은 기본적으로 '고위험 고수익' 특성이 있기 때문에 상장 가능성을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 차원식 피스탁 팀장은 "장외주식의 배당 매력과 함께 상장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 대상을 압축해야 한다"며 "최소 2~3년 이상으로 길게 봐야 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