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교차 상장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ETF콘퍼런스 서울'에서 국내외 ETF 전문가들은 아시아 ETF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교차 상장은 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해외 투자의 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이번 콘퍼런스에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일본 도쿄거래소,대만거래소 등 해외 기관과 삼성자산운용,한국투신운용 등 국내 기관투자가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금융시장에서 분산투자 효과가 있고 매매가 편리하며 저비용인 ETF 상품에 관심이 높다"며 "아시아 ETF 시장은 세계 ETF 자산의 6.2% 수준으로 아직 작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기대했다.

참석자들은 아시아 시장의 교차상장 이슈를 집중 논의했다. 교차상장은 한 시장에 상장된 상품을 다른 시장에도 상장하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다른 시장의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알렉사 람 홍콩 증선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처음 홍콩과 대만 간 교차상장이 시작된 후 대만거래소에 상장된 홍콩ETF가 대만 내 ETF 거래량의 50%까지 급성장했다"며 "아시아 국가 간 교차상장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투자 기회를 늘리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누마 야스유키 도쿄거래소 상장부장은 "일본에서는 2007년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200'이 처음 상장된 후 현지 자산운용사의 상품 개발이 촉진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김경학 거래소 상품개발팀장은 "한국에는 자본 유출 우려로 아직 교차상장된 ETF가 없다"며 "ETF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교차상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운용사들이 개별적으로 해외 교차상장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거래는 미미한 편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일본에 상장된 코덱스200ETF는 내년부터 일본 증권사가 유동성공급자(LP)를 담당할 예정"이라며 "유동성이 확충되면 거래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에셋운용은 내년 1월 홍콩에서 직접 상장 방식으로 '미래에셋타이거코스피200ETF'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26일 '한국 ETF시장 발전 방향'과 '기관투자가 ETF 투자전략'에 대한 토론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김유미/오정민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한 지수 연계형 펀드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비슷하지만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한 점이 다르다. 수익률 변동성이 비교적 적고,적은 금액으로도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거래소에는 현재 63개 ETF가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