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마저.." 경악 속 복구작업 안간힘
인천시 "피해 복구비용 '435억+α' 추산"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후 하루가 지난 24일 포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 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4일 오후 연평도 해병대 관사 신축공사 현장에서 인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번 포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4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연평도 현지는 이날 인천시가 급파한 소방 인력과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의 인력 및 복구 장비, 각종 구호물자 등이 도착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수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병대 2명 전사..민간인 사망자 2명도 확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의 이번 포격으로 해병대 2명이 전사하고 15명이 중경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했다.

전사자는 서정우(22) 병장과 문광욱(20) 이병이며, 중상자는 최주호(21) 병장과 김지용(21) 상병, 김명철(20).김진권(20).이민욱(19) 일병 등 5명이다.

경상자는 오인표.박성요.

김성환 하사와 김용섭 병장, 서재강 상병, 조수원.이진규.김인철.구교석.한규동 일병 등 10명이다.

군은 중경상자 15명 모두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해 치료 중이다.

한편 24일 오후 3시20분께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병대 관사 신축 공사현장에서 김치백(61.인천시), 배복철(60.인천시)씨 등 인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 특공대원들은 이날 현장을 수색하다가 이들의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으며 시신 상태로 볼 때 포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 연평도 주민 변모(60)씨 등 3명의 민간인 부상자는 현재 치료를 마치고 연평도 현지의 대피소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건물 22채.임야 25ha 소실..무선 통신도 두절
인천시에 따르면 이번 포격으로 연평도에서는 전체 임야 556ha의 약 4.5%에 해당하는 25ha가 불탄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20채, 창고 2채 등 모두 22채의 건물도 불에 탔다.

주택 화재의 경우 대부분 자연 진화됐으며, 포 사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던 야산도 24일 새벽 도착한 소방 인력 100명의 작업으로 대부분 진화가 된 상황이다.

그러나 인천소방안전본부 직원들은 혹시나 남았을지 모를 불씨가 다시금 큰불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시로 지역 곳곳을 돌며 마지막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포격 이후 전체 820가구 가운데 420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겼으나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가 23일 밤 복구 인력 3명을 연평도에 투입한 데 이어 24일 20명의 인력을 추가 투입, 전력 복구 작업 중이다.

이들은 3개조로 나뉘어 북한의 포 사격 당시 파편이 튀거나 화염에 휩싸여 끊어진 고압선과 저압선을 새 전선으로 잇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해병 연평부대도 적지 않은 피해를 당했다.

해병대사령부는 24일 배포한 보도 자료를 통해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병사들의 생활관과 헌병대, 의무소대, 식당 등 부대 내 시설 12곳이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파괴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군의 포격 이후 연평도 전역에서 통신사 기지국이 마비됨에 따라 현지 주민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4일 오전 차량 33대, 인원 59명의 긴급 복구반을 꾸려 화물선을 타고 연평도에 들어가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도 비상 근무태세하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연평도 무선통신시설은 이르면 24일 늦게까지 모두 복구될 전망이다.

◇기반시설 재정비 등 복구 비용 '435억+α'
이번 포격 사건으로 인한 피해복구 및 기반시설 재정비에 필요한 비용은 4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천시는 불에 탄 건물 22채를 복구하는 데에는 20억원이, 포탄이 터지면서 발생한 진동으로 파손된 하수도 1천150m를 정비하는 데에는 5억7천5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또 산불로 인한 피해목 제거 및 조림사업 등 복구 비용을 2억7천여만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번 불로 숲의 70%가 불에 탔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고려하면 피해 복구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반파된 연평보건소와 본부석이 절반가량 파손된 종합운동장 등을 보수하는 데에는 7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북한의 포격을 피해 주민들이 이용 중인 대피소 3곳의 시설이 너무 낡아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정부에 대피소당 60억원의 재정 지원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노후한 어업지도선 3척 교체에 필요한 180억원과 응급의료헬기 임대.구입 등에 필요한 40억원에 대해서도 재정 지원을 건의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이밖에도 피해 주민들의 생계를 보전하기 위해 긴급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속되는 피난 행렬.."이제 살았다"
'피난길'에 오른 연평도 주민들도 속속 인천땅을 밟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23일 포격 이후부터 24일 오전 2시까지 연평도 주민 394명이 어선 19척을 이용해 인천으로 대피했고, 오전 8시께에 주민 346명을 싣고 연평도를 출발한 해경 함정 2척도 이날 오후 인천항에 도착했다.

연평중학교 2학년 이가영(15)양은 "처음에는 사격훈련인 줄 알았는데 창문이 깨지고 정전이 됐다.

선생님이 방공호로 가라고 해 친구들과 바로 대피소로 피했다"라고 사건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다른 주민들도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육지에 무사히 도착한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밖에도 오후 1시께 해군 공기부양정 1척이 대피를 희망하는 주민과 전역 해병, 군 가족 등 179명을 싣고 연평도를 떠나는 등 주민들의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옹진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연평도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1천756명 가운데 1천555명(88.6%)이 섬을 떠났고 201명(11.4%)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피 주민 가운데 학업, 취직 등을 이유로 연평도에 실제 거주하지 않는 395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천160명이 23~24일 2일간에 걸쳐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옹진군 관계자는 "특수 상황이기 때문에 야간에도 추가 대피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천시.옹진군 복구작업 안간힘..비상근무
인천시와 옹진군도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며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시는 23일 오후 5시 송영길 시장 주재로 통합방위협의회 실무위원회를 열고 옹진군에 통합방위 을종 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시는 통합방위지원본부를 설치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으며, 송 시장은 24일 오전 2시께 연평도에 도착해 연평도 주민들을 위로하고 현지 복구책을 지원했다.

옹진군도 비상상황실을 설치,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주민들의 안전 대피 등을 돕고 있다.

◇구호품 속속 도착.."연평주민을 돕자"
인천시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긴급 마련한 구호품 2천 상자를 실은 500t급 해경 경비함정이 24일 오전 2시께 현지에 도착했으며, 인천적십자사가 지원한 생수 3천병과 컵라면 2천개, 구급낭 300개, 빵 500개, 우유 2천12개, 응급구호세트 3천550개 등도 현지 주민들에게 보급됐다.

옹진군도 이날 오전 행정선과 1천590t급 화물선을 이용해 구호 식량과 복구 인력.장비 등을 수송했으며, 해경함정 1척도 라면 2천박스와 난로 30개, 복구 인력 45명 등을 싣고 오전 9시께 인천을 출발했다.

(인천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