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는 외국인 고급 인력이 크게 줄었다. 외국인에게는 불편한 일본의 생활환경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인문지식 · 국제업무' 또는 '기술' 목적의 체류 자격으로 비자를 받은 외국인 고급 인력은 8905명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일본에 입국한 신규 외국인 고급 인력은 2007년 2만2792명으로 2002년의 2배에 달한 뒤 2008년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엔 정점이었던 2007년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떨어졌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대학 이상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이 0.7%에 그친다. 영국의 16%, 미국의 13%에 비해 크게 낮다. 이는 외국인들이 생활하기 불편한 일본의 환경 탓이란 지적이 많다. 일본에 사는 외국인들은 '영어 생활 인프라가 안 좋다'거나 '자녀를 교육할 적당한 학교가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에 따르면 글로벌 고급 인력이 본 노동시장의 매력도는 일본이 세계 42위다. 미국 유럽 등 영어권 국가뿐 아니라 중국(19위)이나 한국(33위)보다도 밀린다. 우수한 외국 인력이 일본을 기피하면 고도 기술이나 지식의 집적이 다른 나라보다 후퇴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외국인 고급 인력 유입이 둔화된 것은 2008년 말 세계 경제위기 이후 일본 기업의 고용환경 악화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