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생명공학부 박세필 교수팀과 미래생명공학연구소(소장 김은영)는 피부세포로 만든 역분화만능줄기세포(iPS)를 이용,심장을 박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심장근육세포를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의 피부세포(체세포)를 떼어낸 다음 배아줄기세포의 성질을 갖도록 하는 4개의 특정유전자(Oct4，Sox2，Klf4，c-Myc)를 렌티바이러스 운반체(벡터)에 실어 세포핵에 주입,발현시킴으로써 iPS를 유도했다. 이어 iPS를 특정 성장인자와 줄기세포 유도제를 첨가한 배양접시에서 키운 결과 쥐의 몸에서 정상적인 박동을 하는 것과 같은 모습의 심장근육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양상 분석(micro-array)을 통해 배아줄기세포와 iPS 간의 유사성,면역세포화학염색법과 전기생물학적분석법으로 심근세포의 기능을 각각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미국과 일본에서 iPS를 이용해 신경 근육 심장 심장근육 등의 세포를 분화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iPS를 이용해 특정 세포를 분화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직접 난자를 채취하지 않아도 되므로 윤리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고,면역거부반응이 없어 환자맞춤용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역분화란 수정란이나 난자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과 달리 다 자란 세포에서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만능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제주도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가 이미 출원됐다. 또 이번 연구 성과는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이언 윌머트 박사가 편집장으로 있는 국제학술지 '복제와 줄기세포' 최근호와 국제심장학회지에 각각 실렸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