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프랑스 와인 120상자가 수입 운송과정에서 영문을 알 수 없이 통째로 사라져 운송업체가 손해액을 고스란히 물어주게 됐다.

1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임성실 단독판사는 최근 롯데아사히주류와 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한 롯데손해보험이 지오디스윌슨코리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지오디스윌슨코리아는 롯데손해보험에 9625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08년 8월 프랑스 보르도 소재 도매상들로부터 ‘오퍼스 원’을 비롯해 각기 다른 종류의 와인 229상자(2547병)를 수입키로 하고 지오디스윌슨코리아에 화물을 프랑스 소재 각 와인보관소에서부터 부산항까지 운송해줄 것을 의뢰했다.이에 프랑스 지사인 지오디스윌슨프랑스는 CMA CGM 등 현지 다른 운송업체에 의뢰해 운송토록 했다.화물을 실은 컨테이너는 2008년9월 부산항에 도착돼 터미널에 양하됐다가 다음달 지오디스윌슨코리아에 의해 트럭으로 운송돼 경기도 용인 보세창고로 옮겨졌다.이곳에서 하역해 점검해 보니 229상자 가운데 120상자(1320병·한화 9625만여원)가 사라져 있었던 것.해당 트럭기사는 재판 과정에서 “터미널에서 창고까지 운송과정에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컨테이너 봉인이 교체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롯데아사히주류에 120상자의 가액에 부가가치세를 합한 1억588만여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후 지오디스윌슨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지오디스윌슨코리아는 “CCL이 해상운송장을 발행해 운송인이고 지오디스윌슨코리아는 운송주선인일 뿐이어서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재판부는 그러나 “CCL의 로고가 인쇄된 선하증권 용지를 이용해 해상운송장이 발행됐지만 운송장을 발행하고 서명한 주체는 지오디스윌슨”이라며 롯데손해보험의 손을 들어줬다.지오디스윌슨측은“프랑스에서 컨테이너에 와인을 싣기 전에 터미널에 보관하는데 이 과정에서 절취가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