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현대자동차가 미 시장에 진출한 지 25년이 되는 해다. 2011년형 아반떼는 현대차의 또 다른 25년을 열어갈 대표 모델이 될 것이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사장)

"미 시장 수성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릴 것이고 친환경차 분야에선 확실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조엘 에와닉 GM 북미판매담당 부사장)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19일 개막한 LA모터쇼에 연비와 성능을 개선한 차량 900여대를 선보였다. 이 중 50개 차종이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신모델이다. 세계시장 최초 출시 모델은 기아자동차 K5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18대로 집계됐다.

친환경차 경쟁도 한층 뜨거워졌다. 이번에 공개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중에는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차량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모터쇼에 참가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대표들은 "새로 출시하는 신차를 통해 미국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 · 기아차,점유율 10%로 간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를 미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올해 쏘나타를 통해 다져놓은 시장 기반을 아반떼를 통해 한층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 선보일 아반떼에는 누우 1.8 엔진과 6단 변속기가 적용됐다. 지난달 열린 파워트레인 콘퍼런스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누우 1.8 엔진은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각각 150마력과 18.2㎏.m에 달한다. 연비는 도심 ℓ당 12.3㎞,고속도로 ℓ당 17.0㎞다. 미국 판매가격은 1만4830~2만1980달러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아반떼 외에 에쿠스,제네시스,쏘나타 하이브리드,쏘나타 터보 등 18대의 차량을 선보였다. 이 중 에쿠스와 쏘나타 터보,아반떼 등이 연말께 미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업 강화로 올해 8% 선이었던 현대 · 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1~2년 내 두 자릿수 점유율도 노려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전운 감도는 미국 자동차 시장

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유럽 브랜드들은 일제히 신차를 내놓으며 GM 포드 등 현지 메이커는 물론 현대 · 기아차,도요타,혼다와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1983년 품질 문제로 인해 철수했던 이탈리아 피아트는 미국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복귀작은 소형차 피아트500.지난해 유럽에 출시된 모델로 높은 연비가 장점이다. 피아트 측은 "경쟁 차종인 BMW의 미니 쿠퍼보다 2만달러 정도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5도어'를 전시했다. 세계 최초로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다목적 가족용 차량이다. 최대 190마력을 발휘하는 2.2ℓ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돼 있다.

홈그라운드에서 전시회를 맞은 미 자동차 업체들도 신차와 친환경차를 대거 선보였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를 바탕으로 개발한 '200C'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형차 시장을 겨냥한 차량으로 2.4ℓ 4기통 모델과 3.6ℓ 6기통 모델 등 두 종류로 나뉜다. GM은 시보레 볼트 등 친환경차 전시에 주력했다. 조엘 에와닉 GM 북미판매담당 부사장은 시보레 볼트를 타고 전시장에 등장,행사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올 한 해 품질 문제로 홍역을 치른 일본 도요타는 현대차 아반떼의 라이벌인 준중형 세단 '2011년형 코롤라'와 소형 SUV 라브4의 전기차 컨셉트카를 내놓았다. 밥 카터 도요타 미국판매법인 부사장은 "향후 18개월 동안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잇따라 출시해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