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주들이 송년회 '대목'을 앞두고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이 신통치 않을 것으로 우려돼 주가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19일 하이트맥주는 보합인 12만5500원으로 장을 마쳐 최근 한 달 새 5.63% 하락했다. 막걸리 열풍과 함께 각광받았던 국순당은 한 달간 16% 빠졌고 소주업체 진로도 3.24%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49%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증권업계는 실적 부진과 시장점유율 하락 등이 주류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순당은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고 막걸리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밀렸다.

진로는 인건비와 광고비 확대로 판관비가 늘어 부진한 3분기 실적을 거뒀고,하이트맥주는 맥주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다만 일부 종목은 악화된 실적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저평가 매력과 이후 실적 개선을 고려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순당은 막걸리 시장이 성장폭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꾸준히 커지면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선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전통주 육성정책과 함께 젊은층의 막걸리 소비 증가가 이어지면서 이후 3년간 막걸리 출하량이 연평균 34%씩 늘어날 전망"이라며 "입지 강화를 위한 마케팅비는 4분기 이후 매출이 점차 늘어나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로는 내년부터 하이트맥주와의 통합영업망 구축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김성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4분기부터 정상화될 전망이고 하이트맥주와의 통합영업망을 통해 점유율이 낮았던 영남지역에서 점유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