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1인 시위에 경찰력을 행사할 때 적법절차를 지키도록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관련 진정 사례를 전파하라는 내용의 권고를 했습니다. 또 서울청 기동대 소속 일부 경찰관과 담당서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등에게는 주의 조치를 하고 관련 직무교육 시행을 권고했습니다. 이번 권고는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이 지난해 11월9일과 10일 청와대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려다 "경찰이 방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낸 데 따른 것입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이모씨는 작년 11월9일 청와대 앞 분수대 주변에 차를 세우고 시위용품을 내리던 중 경찰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이씨는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다 "1인 시위할 피켓 1점만 빼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뜻대로 안 돼 포기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이곳은 특정지역으로 1인 시위를 못 하게 돼 있다. 하나가 두 개가 되고, 두 개가 세 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진정인 김모씨도 다음날인 11월10일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김씨는 종로구의 한 주민센터 앞에서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관련 릴레이 '300인 1인 시위'를 하려고 피켓 1개를 꺼내려 했으나 경찰은 "집단시위로 변질할 우려가 있으니 차량에서 시위용품을 내리지 마라"고 통보했습니다. 김씨는 "1인 시위를 하려고 피켓을 가져가려고 한다"고 항변했으나 경찰로부터 "차 안에서 어떤 것도 꺼낼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김씨가 그 이유를 묻자 "이해해 주세요. 몰라도 돼요"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인권위는 "차에서 피켓을 꺼내 1인 시위를 준비하려는 진정인들의 예비행위를 제지한 행위는 경찰행정상 즉시강제에 해당한다"며 "즉시강제는 위험과 범죄의 현존성, 급박성이 충족돼야 하나 집단 시위로 변질할 우려 때문이라는 주관적 이유가 이런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