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의 벽은 만리장성보다 높았다. 2-1로 쫓긴 3회 말 등장한 추신수는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중국 선수들의 자신감까지 함께 날려버린 한 방이었다. '지아요'(중국어로 '힘내라')를 외치던 중국 응원석은 침묵에 빠졌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8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중국과 준결승전에서 선발 양현종의 호투와 추신수의 솔로홈런에 힘입어 7-1로 승리했다. 한국은 19일 오후 7시 대만과 금메달을 다툰다.

한국은 2회 박경완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았지만 선발 양현종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3회 무사 1,2루에 몰린 양현종은 훠펑롄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허용했다. 1점차로 쫓긴 한국은 추신수의 홈런으로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5회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손시헌과 정근우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보탠 한국은 1,3루에서 김태균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6-1로 달아났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윤석민과 안지만 등이 나서 중국 타선을 꽁꽁 묶고 낙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6이닝 동안 3안타 1실점만 내주는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조 감독은 경기 후 "결승전에 등판하는 류현진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며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