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만들면 인기…투자하려는 중국 기업 많죠"
"메이드인코리아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 한국 투자를 추진하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적지 않습니다. "

리뱌오(李彪) 주한중국상회 회장(46 · 사진)은 "중국의 한 유명 건설장비업체가 한국에 진출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의 브랜드 가치가 중국보다 높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4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건설은행 서울지점장인 리 회장은 중국 런민대에서 국제금융학을 전공하고 건설은행에서 줄곧 국제금융부서에 있다가 2005년 한국에 파견됐다.

한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의 모임인 주한중국상회 회장을 지난 4월부터 맡고 있는 그는 레노버 화웨이 등 60여개 중 · 대형기업이 회원이라며 중국 자본 유치를 위해 직접 찾아오는 한국의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중국 기업이 한국에서 운영하는 공장에 자국 근로자를 많이 채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기를 바랍니다. " 리 회장은 중국 제조업체들은 해외에 투자할 때 근로자와 동반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며 전라남도 무안에 추진되고 있는 첫 중국공단 조성에 이 같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중국 정부의 쩌우추취(走出去 · 해외진출) 촉진 정책에 따라 제조업체뿐 아니라 은행들도 한국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공상은행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광주은행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며 건설은행도 한국에서 투자 대상을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리 회장은 "한국 진출 중국기업 가운데 금융업종의 실적이 가장 괜찮다"며 "서울지점 대부분이 해외 전체 지점 순익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은행도 서울지점 순익이 지난해 12개 해외지점에서 2위를 기록했다. 한 · 중 간 교역이 한 · 미와 한 · 일 교역을 합친 것보다 많을 만큼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은행 서울지점 자산만 18억달러로 중국 본점 인력을 국제 인재로 양성하는 역할도 한다고 소개했다. 현재는 중국의 4개 은행이 한국에 9개 지점을 운영 중으로 내년에 농업은행이 새로 지점을 낼 만큼 중국 은행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