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 시즌을 맞아 패션업체들이 일제히 매장 전면에 다운 제품을 채워 놓았다. 가볍고 슬림한 디자인 제품들을 출시,다운이 겨울 시즌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아웃도어는 물론 스포츠,캐주얼 브랜드들도 고객몰이에 나섰다. 일찍부터 추위가 찾아와 가격대가 높은 다운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마다 올해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케이투(K2) 코오롱스포츠 라푸마 등 아웃도어 업체들이 올 겨울 출시 물량을 늘리는 등 치열한 '다운전쟁'을 벌이고 있다. K2는 올 겨울 다운 제품 물량을 작년 겨울 때보다 200% 늘리고 스타일 수도 2.5배로 확충했다. 라푸마도 지난해 겨울 외투 제품의 40%가량을 차지했던 다운 제품을 이번 시즌엔 60%까지 늘려 매장에 배치했다.

스포츠,캐주얼 브랜드도 가세하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빈폴은 지난해 96%의 판매율을 기록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재와 컬러를 다양하게 변형시킨 다운 물량을 전년 대비 50%가량 늘려 출시했다. 아디다스도 국내 시장을 겨냥해 별도로 축구선수 차두리를 모델로 기용해 다운 판촉전에 들어갔다.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도 올 겨울엔 다운 재킷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으며,어린이용 구스다운 라인까지 추가로 내놓았다.

지난 9월부터 판매한 스포츠 브랜드 휠라의 '히트 재킷'은 1차 생산물량이 모두 팔려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자체 발열 기능을 갖춘 초경량 다운으로,가격이 19만8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젊은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게 휠라 측의 설명이다. 김상순 휠라 의류기획팀장은 "이번 시즌 다운 제품 물량을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늘렸는데도 모두 팔렸다"며 "두달 만에 단일 아이템이 3만~4만장이나 팔리기는 스포츠 브랜드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소 여성복 업체의 1년치 매출에 해당하는 규모다. 추워진 날씨로 가격대가 높은 다운 제품이 많이 팔린 덕분이란 설명이다. 대표적인 다운 재킷 '발키리'(27만원)는 당초 2만장을 준비했다가 빠른 속도로 소진되면서 최근 2만5000장을 추가 생산했다.

매 시즌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노스페이스의 '눕시 재킷'도 올해는 8월 초부터 나와 여성용은 품절되고,남성용도 소량만 남아 있다. 지난달 말 출시된 '로체'와 '메트로'는 2주 만에 전체 수량의 60%가 팔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단일 브랜드로는 사상 최대인 5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