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명재신씨가 새 시집 《겨울 사랑》(도서출판 좋은땅)을 펴냈다. 그의 시편들에서는 사람과 자연의 교감이 도드라진다. 일상의 풍경과 삶의 나이테도 한꺼번에 녹아있다.

출근길에 차창에 쌓인 송홧가루를 털어내며 새로운 정신 세계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나,오늘 지각하고 싶어' 같은 작품에는 월급쟁이들의 애환까지 잔잔하게 스며 있다.

'나,오늘 어디 가서 먹일 구해?// 암담한 청설모가/ 다녀간 흔적 여기저기야/ 밤새 눈처럼 내린 문밖 계단에/ 남겨둔 자장면 그릇 비우느라/ 송홧가루 내린 계단이 어지러워/ 곱익은 꽃가루에/ 도진 마음으로 나를 버리고/ 이대로/ 청설모 따라 숲으로 들어 볼까?// 나,오늘 지각하고 싶어.'('나,오늘 지각하고 싶어'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