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외식 브랜드 '천년학이 우렁먹는날'이 업종전환 사업에 본격 나섰다. 안용준 ㈜천년학 대표(사진)는 "매출이 밑바닥인 외식점들을 대상으로 1000만원대에 재창업할 수 있는 업종전환 사업에 나섰다"고 17일 밝혔다.

안 대표는 "불경기로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 현실을 감안해 기존 점포 인테리어와 설비를 그대로 활용하도록 해 재창업 비용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보통 신규 창업 때 드는 투자비용은 99㎡(30평) 기준 가맹비 1000만원,인테리어비 3600만원,집기비 1700만원 등 모두 7900만원에 이른다. 점포 임대비용은 별도다. 총 창업비용이 1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얘기다.

안 대표가 장사 안되는 가게들을 가맹점으로 확보하겠다고 나선 배경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천년학이 우렁먹는날' 1호점을 2007년 직영으로 개점한 뒤 3년 만에 월 매출 6000만원,순익 1300만원을 올리는 알짜 가게로 키운 것.서울 신사동 게장골목 끝자락의 C급 입지에서 이런 성과를 올리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 가게는 매장 크기 198㎡(60평)에 월세가 770만원으로 임대비도 비싼 편이다. 개업 후 1년간은 적자행진을 계속했다. 그러나 가게를 다녀간 손님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듬해 하반기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원래 이 가게는 갈비,순두부,한정식,오리구이 등으로 업종이 바뀌며 외식점주 6명이 망해나간 곳이었다. 안 대표는 "입지가 나쁜 가게를 잡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며 빙그레 웃었다. 목이 형편 없는 가게를 성공시킨다면 전국 어디서 창업하더라도 성공할 자신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

눈에 띄어 우연히 들르는 게 아니라 손님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가게가 된 것은 우렁이를 식재료로 사용한 덕분이었다. 우렁이는 자세한 성분을 모르는 사람들도 웰빙 이미지를 떠올릴 정도로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동의보감에는 '청정한 먹이만 좋아하는 학이 우렁이를 선호한다'는 기록이 나온다. 논두렁에 자생하는 우렁이를 양식으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장본인이 바로 안 대표다.

이 가게의 주력 메뉴는 8000원짜리 우렁추어탕이다. 우렁이와 추어가 어우러진 보양식으로,총 매출의 80%가 여기서 나온다. 푸짐한 야채가 따라나오는 8000원짜리 우렁쌈밥정식이 두 번째 인기 메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