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은 17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에 대해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가 아닌 외환은행 인수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주주가치 개선에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최진석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론스타 보유지분(51%)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해 사실상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와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둘 다 열어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주가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운 상황이나, 그간 우리금융 인수에 지속해서 관심을 보여온 하나금융이 시장을 속이는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공격한다)' 전략을 펴 실제 외환은행 인수에 나설 경우 주주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틀 경우 우리금융 인수 대비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 뿐만 아니라 외환은행은 자산을 자본으로 나눈 배수가 12배에 불과해 자본여력이 풍부한 상태로 일부 차입금을 활용해 인수한 뒤 자회사 배당금으로 상환할 경우 주주가치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단순히 자산규모의 확대 측면을 넘어 하나금융의 PB부문 강점과 외환은행의 무역금융 및 외환부문 강점 등을 활용한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일단 인수합병 관련 불확실성 해소 자체가 저평가된 하나금융의 주가를 재평가할 수 있는 계기로 간주될 것"이라며 "동사는 3분기말 주당순자산가치(BPS)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0.66배 수준으로 은행권에서 PBR이 가장 낮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