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미국 재정적자가 심각한 채권시장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FRB의장은 어스킨 보울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알란 심슨 전 상원의원이 이끌고 있는 대통령 자문 재정적자감축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위원회는 다음달 1일 최종 보고서 발표를 목표로 초당적 패널을 구성해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해 왔다.앞서 보울스 공동 위원장은 지난주 보고서 초안을 발표한 자리에서 “미국은 돈이 바닥 났으며 이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며 “강력한 선택이 없다면 경제 위기로 향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 초안은 공무원 10% 감축과 세금인상,연금지급 개시연령 연장,사회보장비 감축 등을 통해 2020년까지 4조달러의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지지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런 반응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그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와 동일한 수준의 방안이 마련돼 의회의 승인을 얻게 될 것” 이라며 “남은 관건은 그 승인 시점이 위기 발생 이전이냐 이후냐”라고 말해 위기가 코 앞에 닥쳤음을 상기시켰다.

그린스펀은 또 “그 위기는 바로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이며,채권시장을 마비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이같은 재정적자가 장기국채 금리를 급격히 상승시킬 것이며,이는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하강)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그리스펀의 경고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