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40, 50代 아직 청춘인데…책 글씨가 '가물가물'…갑자기 찾아온 老眼엔 '인트라코어 시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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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난 세대들이 고령화되면서 2012년에는 전체 인구의 28%가,2020년 이후에는 30%가 넘는 사람들이 노안으로 불편을 느낄 것이란 전망이 안과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노안은 나이 들어 수정체가 탄력을 잃어 원근조절력 및 근거리 시력이 감소하면서 가까운 글씨가 안 보이는 것이다. 젊었을 때 1.0 이상의 시력을 가진 사람에게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빨리 노안이 시작되기 때문에 노안의 불편을 더 견디기 어려워한다. 근시나 난시로 안경을 쓰고 있는 경우에는 비교적 늦게 노안이 시작되지만 사람에 따라 40대 중반 이후에 다초점 안경을 쓰거나 근거리용 안경이 추가로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노안 치료 중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돋보기 안경이다. 하지만 돋보기는 썼다 벗었다 해야 하는 불편함과 장시간 책을 볼 경우 피로가 빨리 와 두통과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다초점 안경은 근거리를 보다가 원거리를 보면 사물의 위치가 확 바뀌는 '점프 현상' 때문에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고주파에너지로 각막의 높낮이를 볼록렌즈와 유사하게 변형시키는 고주파 CK(conductive keratoplasty) 노안교정술은 노안교정 효과도 미미하고 시술 초기에는 근거리가 웬만큼 보이다가 점차 효과가 떨어져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의 경우 시술하지 않는다. 현재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시행되는 게 안내 인공수정체 삽입술(IOL)인데 이는 노안과 백내장을 동반한 경우에 적합하다.
이 밖에 각막의 중앙부를 볼록하게 만들어 각막이 다초점 렌즈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LTK(laser thermo keratolasty)시술,환자의 양눈 중 주시안(主視眼)은 정시로 교정해 원거리를 잘 보게 하고 나머지 비주시안(非主視眼)은 마이너스 2디옵터 정도의 근시로 교정해 근거리를 잘 볼 수 있게 하는 커스텀뷰 모노비전 교정법이 있다. 하지만 이들 두 방법은 젊어서부터 근시나 원시로 안경을 써온 사람에게 적합하고 안경을 쓰지 않다가 40대,50대 들어 갑자기 노안이 온 사람은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게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 원장은 콜롬비아의 루이즈 박사가 개발하고 독일 퍼펙트비전사가 시판하는 '인트라코어'(Intracor)를 노안 치료기기로 도입했다. 인트라코어는 1000조분의 1초 속도로 초정밀 레이저를 발사하는 펨토 세컨드 레이저(femto second laser)를 각막 기질부(중심층)에 20초간 쏘아 5개 안팎의 동심원(angel's ring)을 만든다. 이렇게 되면 각막 가운데가 앞으로 돌출하는 효과가 생겨 돋보기를 쓴 것처럼 가운데의 미세 굴절력이 높아진다. 이는 근거리 시력을 향상시켜 노안이 교정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인트라코어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돼 지난해 유럽인증(CE)을 받았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의 빈센트 리가 동양인 208안(眼)을 대상으로 시술해 1년 이상 지켜본 결과 수술 전 근거리 시력이 0.18에서 0.78로 향상됐고 80% 이상이 돋보기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J3의 시력(근거리에서 손목시계나 책의 잔 글씨가 보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인식 원장은 "인트라코어로 시술받은 사람의 80~95%가 J3 이상의 시력을 보였고 기존 노안치료와 달리 75%에서 평상시(원거리) 시력이 수술 전과 같거나 더 나아지는 결과가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기존 노안치료는 평상시 시력을 감소시키면서 근거리 시력을 향상시키는 단점이 있다. 중간거리(50~70㎝)에서도 좋은 시력을 보였다. 예컨대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33㎝ 정도의 근거리나 수m 이상의 원거리에서 어느 정도 시력이 나오지만 중간거리의 시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갖고 있다. 인트라코어로 시술하면 33㎝,60㎝,80㎝,원거리 등 모든 거리에서 0.9~1.0의 좋은 시력을 얻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인트라코어는 노안을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정시안이나 경도의 원시안을 가진 사람에게 가장 적합하다"며 "50세라면 이 시술로 노안 정도를 5~10년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시가 심해서 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다든지,난시가 심한 경우라면 LTK나 모노비전 커스텀뷰 방식 같은 기존 노안 교정수술을 이용하는 게 더 유리하다. 또 인트라코어로 만들어지는 원근조절력은 20~30대의 자연스럽고 생리적인 조절력이 아닌 가(假)조절력이므로 노안을 영구히 없애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인트라코어를 활용한 노안 교정효과가 2~3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