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옵션만기 충격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질 때 홀로 살아남았던 기아차가 이틀째 상승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투자 주체가 개인과 기관의 비중이 높아 외국인이 차익실현 매물 폭탄을 던질 때 상대적으로 내림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또 4분기 이후부터 내년도에 걸쳐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오후 1시28분 현재 기아차는 전일대비 900원(1.78%) 오른 5만1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5% 가까이 급등하며 신고가를 5만3200원으로 갈아치웠다.

기아차는 전날에도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2~4%대 급락한 것과 달리 1.50%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주요 투자자 중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많아 외국계 창구를 통한 매물이 쏟아질 때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아차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15.50%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임은영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했던 현대차와 기아차를 놓고 보면 현대차의 주가 상승을 이끈 주체가 외국인이었던 반면 기아차는 기관과 개인이었다"면서 "외국인이 매도 주체로 나서 하락한 장에서 상대적으로 기아차가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낮다는 점이 향후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의 판매증가로 인한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등 투자매력이 부각되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더 크게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가 4분기엔 3분기 판매량 34만1000대보다 15.8% 증가한 39만5000대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4분기에 공휴일이 모두 주말이어서 근무일수가 100% 보장돼 생산량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훈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년 기아차의 연결순이익은 3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그간 할인요소로 평가 받아왔던 해외 판매법인의 적자가 큰 폭으로 감소해 지분법 평가이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경우 해외 판매법인의 누적 적자가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지적돼 왔는데 올해들어 미국과 독일 판매법인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지분법평가 이익에 기여하기 시작했고, 유럽판매법인도 두분기 연속으로 자본잠식 규모를 1000억원 이상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고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와 현대차 중 어느 것이 더 좋냐는 질문은 굉장히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기아차의 경우 과거에 좋지 않았던 요소들(재무구조, 해외법인실적)이 긍정적으로 개선되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측면이 크고, 자동차 판매 등 실적 개선의 속도가 빨라 향후 주가 전망이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