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증시가 시스코시스템스 등 주요 IT(정보기술)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로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73.94포인트(-0.65%) 떨어진 11283.10으로 마감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5.17포인트(-0.42%) 내린 1213.54를 기록했다.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23.26포인트(-0.90%) 하락한 2555.52에 거래를 마쳤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를 통해 2011회계연도 1분기(8~10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한 19억달러(주당 3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하지만 다음 분기 매출 증가율은 13%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전망치(컨센서스)보다 크게 줄어든 3~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매출 규모도 컨센서스(111억달러)보다 적은 103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시장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됐고 시스코 주식은 16.3% 폭락했다.휴렛팩커드 등 기술주들도 대부분 약세로 마감했다.푸르덴트 베어 펀드의 라이언 벤드 펀드매니저는 “시스코의 저조한 실적전망은 투자자들이 정보기술(IT) 기기 소비환경에 대에 우려하게 만들었다” 며 “시장은 확실하게 질주해 왔으나 사람들은 다시 겁을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1.71포인트(-0.03%) 하락한 5815.23으로 장을 마쳤다.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지수도 21.10포인트(-0.54%) 떨어진 3867.35로 마감했다.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지수는 전날보다 3.57포인트(0.05%) 오른 6723.4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덕분에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신흥 아시아국 증시가 오른 데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하지만 아일랜드를 비롯한 유로존 주변 국가들의 재정 위기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아일랜드의 10년 만기 국채와 독일 국채와 비교한 금리 차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져 유럽 일부 국가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또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모인 각국 지도자들이 환율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브라질 상파울루증시의 보베스파(Bovespa)지수는 사흘째 하락했다.11일 보베스파 지수는 하루종일 약세를 보이며 전날 종가보다 0.62% 떨어진 71195.16로 거래를 마쳤다.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장중 한때 7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