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동시호가 때 차익거래를 위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폭탄'이 쏟아지며 코스피 지수가 단 10분 만에 50 포인트 이상 빠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투기성 짙은 외국계 투자자들이 달러당 원화 100원 가량의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옵션만기일을 이용해 매물을 대거 청산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옵션만기 매물폭탄은 단기적으로 현물시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말 배당을 앞두고 긍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여온 고배당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된 현물을 모으고 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청산에 돌입한 것은 환차익에 만족하고, 연말 배당을 포기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물·옵션시장에서 환차익을 실현한 외국인들을 뒤쫓아 현물시장에서도 주가상승과 환차익을 노리던 또 다른 외국인들까지 한국증시를 떠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올 하반기 지수가 급등해 연말배당에 대해 외국인들이 느끼는 매력이 크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수는 지난 9월 이후 '유동성 랠리'를 펼치며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급상승 중이다.

또 약(弱)달러를 무기로 환차익까지 거둔 외국인들이 연말 배당을 탈 수 있는 내년 3월까지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않을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