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도로…車로 1시간 넘던 동대문~강남역 40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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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 첫날 자율참여 빛났다
승용차 2부제·대중교통 적극 이용…코엑스 주변 교통량 78% 감소
회의장 인근 기업들 휴무 많아
승용차 2부제·대중교통 적극 이용…코엑스 주변 교통량 78% 감소
회의장 인근 기업들 휴무 많아
시민들의 자율 참여가 빛난 하루였다. G20 정상회의 첫날인 11일 행사장인 코엑스 주변 등 강남과 정상들이 묵는 강북 호텔 주변의 교통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휴가철처럼 뻥뻥 뚫렸다. 시민들이 승용차 홀짝제와 자가용 두고 가기,대중교통 이용하기에 적극 동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택시기사들 "역시"
이날 오전 8시께 강남역에서 왔다는 택시기사 임현수씨(57)는 동대문까지 40분밖에 안 걸렸다고 했다. 교통체증이 심한 시간대여서 불안한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상황은 정반대였다는 것.그는 "평소 1시간10분 이상 걸리던 구간인데 30분이나 단축됐다"며 "승용차를 집에 두고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많아 여름휴가철 교통흐름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민경우씨(55)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오전 7시30분께 손님을 태우고 강변북로와 반포대교를 거쳐 강남역까지 40분 만에 도착했다"며 "평소보다 25분이나 덜 걸렸다"고 말했다.
◆테헤란로 '뚝'
출근시간대인 오전 7~9시 서울 강남 등 시내 교통량은 구간에 따라 평소보다 최대 8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테헤란로 등 강남지역 12곳에서 교통량을 측정한 결과 13만6688대의 차량이 통행해 1주일 전인 지난 4일(14만7655대)에 비해 7.4% 감소했다. 같은 시간 서울 시내 전체 46곳에서 측정한 교통량도 1주일 전 40만3516대보다 3.0% 줄어든 39만1409대였다. 특히 G20 주회의장인 코엑스 옆 포스코사거리에서는 1만9842대가 통행,지난 4일보다 무려 78.1%나 줄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2부제 참여도는 62% 정도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과 기업들의 자발적인 협조와 동참 덕분에 이날 서울의 교통흐름이 기대 이상으로 원활했다"며 "G20 서울 정상회의가 마무리되는 12일까지 대중교통 이용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하철 시간대별 제각각
출근시간대에 맞춰 지하철 1~9호선에 58편이 임시 증편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혼잡이 덜했다. 일부 시간대에선 '콩나물 지하철'이 됐으나 전반적으로 흐름이 양호했다. 배차간격이 2~2.5분으로 짧아진 덕분이었다. 직장인 김희순씨(40)는 "평소 영등포구청역에서 교대역까지 가는 내내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지하철이 자주 와서 그런지 이날은 숨쉴 공간은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7~10시 삼성역을 이용한 승객은 총 2만8451명으로 한 달 전 4만2120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삼성역 관계자는 "삼성역 무정차날이 오늘인 것으로 잘못 안 시민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역 무정차는 12일 실시된다.
◆코엑스는 텅텅
코엑스 내 상점들은 365일 영업이 원칙이었으나 이날부터 일부 식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점이 이틀간 휴업에 들어갔다. 상점 외 코엑스 입주사들도 상당수 휴가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는 경찰의 안전점검이 실시돼 무역센터,아셈타워 등 주행사장 인근 회사원들은 서둘러 퇴근했다. 한 회사 관계자는 "퇴근시 사무실 내의 모든 서랍은 열쇠를 잠그지 말고 퇴근하고 오후 9시 이후 필요시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면 꼭 받아서 금고열쇠가 있는 위치 및 다이얼 번호를 알려줘야 한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 관계자는 "변호사들에게도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이고운/강황식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