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9일로 잡았던 애플 태블릿PC 아이패드의 예약판매 일정을 지키지 못하고 잠정 연기했다. SK텔레콤은 요금제 문제 등으로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 출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말만 앞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지난 7일 오후 온라인 쇼핑몰인 폰스토어(www.phonestore.co.kr)에 아이패드를 9일부터 예약 판매한다는 공지를 내보내며 사전 안내를 시작한 데 이어 9일 오전에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8~9일 트위터와 네이버 등에는 아이패드가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KT는 9일 오후 5시께 갑자기 자사 트위터(@show_tweet)를 통해 아이패드 예약판매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환율 변동 이슈로 인해 국내 아이패드 공급가격 결정이 늦어짐에 따라 오늘 오후 8시로 예정한 사전 가입을 부득이 연기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재공지하겠다"고 썼다.

표현명 KT 사장은 자신의 트위터(@hmpyo)에 "부득이하게 아이패드 사전 가입 일정이 연기돼 대단히 죄송하다"며 "시기는 연기됐지만 11월 중 정식 발매는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부득이,부득이하면서 사과나 해대지 말고 똑바로 좀 하세요. 구매자들이 뭐 장난감도 아니고"(@ShawniPhone) "뭐죠.납득할 이유를 알고 싶네요. 한두 번 연기하는 것도 아니고"(@tourpd)라며 불만의 글을 쏟아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탭 출시를 앞두고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의 요금제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초 무선 데이터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다양한 단말기에서 나눠 쓸 수 있는 요금제인 'T데이터셰어링'(월 3000원)을 갤럭시탭에 적용하려 했으나 통신망 과부하 문제가 부각되면서 방통위에 약관 변경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월 5만5000원 이상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에게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면서 T데이터셰어링 상품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규정대로라면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한 스마트폰 사용자는 T데이터셰어링에 가입할 경우 갤럭시탭으로도 인터넷을 제한없이 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회사 측은 태블릿PC의 특성상 데이터 트래픽(송 · 수신량)이 급증할 것을 걱정하고 약관 변경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