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절반 손으로 검색…출입국 심사 4배 더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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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보안등급 첫날 인천공항 가보니
평소 15분서 1시간으로 늘어
노트북 배터리까지 뜯어 검사
3시간 전엔 공항에 도착해야
평소 15분서 1시간으로 늘어
노트북 배터리까지 뜯어 검사
3시간 전엔 공항에 도착해야
8일 0시를 기해 사상 처음으로 최고 항공 보안등급인 '심각(Red)'이 발동된 인천국제공항.여객터미널과 공항 활주로,항공기 계류장 등 공항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항 외곽 곳곳에 장갑차와 경찰차가 서 있었고 내부에는 무장한 경찰과 특경대원들이 수시로 경비를 서고 있었다. 공항이 이렇게 '심각'해진 것은 주요 20개국(G20) 정상들과 주요 요인,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대거 입국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50여대 이상의 전용기와 특별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할 것이라고 전했다.
적색경보가 켜진 인천공항의 분위기는 공항 현관 입구부터 달랐다. 우선 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현관문 절반이 폐쇄됐다. 카터에 짐을 싣고 들어오려던 승객들은 현관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다른 문으로 돌아가는 등 우왕좌왕했다. 3층 출국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안 통제를 위해 1층처럼 절반이 닫혀 있어 입국하려던 국내외 승객들이 문을 찾는 불편을 겪었다.
출국장과 입국장, 게이트(탑승구)의 보안검색도 전례없이 강화됐다. 출입국 승객의 50% 이상을 대상으로 촉수검색이 실시됐다. 촉수검색은 검사요원이 승객의 몸을 직접 만져가며 폭발물 등을 찾아내는 것이다. 평상시엔 20% 안팎만 촉수검색을 실시한다. 승객이 기내로 가지고 들어가는 휴대품에 대해서도 50% 이상 속까지 직접 조사하는 개봉검사가 이뤄졌다. 두꺼운 신발 밑창이나 부츠를 신은 승객도 철저하게 검색했다. 특히 밑창에 대해선 금속탐색기를 일일이 갖다댔다.
이 때문에 출입국 심사만 1시간가량 소요됐다. 평소 15분보다 4배가량 더 걸렸다. 이로 인해 승객이 몰린 오전 7~10시 사이 인천공항 출국심사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미주 및 유럽행 항공노선 보안검색은 더 심하게 이뤄졌다. 승객들은 게이트에서 보안요원들이 반입 휴대품을 철저히 개봉검사하는 바람에 1인당 10분 이상 소요됐다. 평소엔 정체 없이 통과되던 곳이다.
이날 오후 2시40분발 네덜란드행 항공편 승객인 왕희성씨(31)는 "출국심사 때 휴대한 노트북의 배터리를 분리하고 배터리가 내장된 일행들의 노트북은 별도로 특수전자장비를 통해 검색했다"며 "평소보다 보안검색이 까다로워 긴장했다"고 말했다.
제1출국장 입구 보안담당자인 권경진씨는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5시 이후 시간대는 출국 항공편이 많아 평소보다 출국심사 시간만 최소 30분 더 걸리는 것 같다"며 "G20 정상회의 폐막 다음 날인 오는 13일까지는 평소보다 1시간 이상 일찍 나와야 출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화된 검색은 화물칸 적재 화물에도 적용됐다. 공항 관계자는"출입국 심사 외에 화물칸 적재화물도 30% 이상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검사하고 있어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반입 위반 물건을 상세히 숙지하지 않으면 화물을 가져가지 못할 수도 있다. 이날 공항 주변에선 5분 이상 정차된 차량이 강제 견인되기도 했다. 경찰은 차량 폭발물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5분 이상 운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차량을 강제 견인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2시 파리행 항공기를 타기 위해 1시께 출국심사대를 통과한 이경모씨(48)는 "보안검색이 까다로워져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며 "출발 3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여유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