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1만7000여개 점포 17만여명의 직원들은 요즘 즐겁다. 2년 전만 해도 900개 점포가 문을 닫고 인력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지만 올 들어 실적이 계속 좋아지면서 특별보너스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스타벅스의 4분기(7~9월) 순이익은 2억7890만달러(주당 0.37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했다. 매출도 17% 늘었다. 주가도 30달러 선으로 2006년 사상 최고치(40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2008년 11월의 저점(8달러)에 비해 275% 상승했다. 올해 초에는 1992년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현금배당도 했다.

스타벅스의 턴어라운드 뒤에는 1987년 소규모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를 인수,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체인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 회장이 있다. 2008년 1월,8년 만에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슐츠 회장은 속도보다는 스타벅스 본연의 가치인 프리미엄 커피에 역량을 집중했다. 2007년 한 해 동안 문을 연 스타벅스 매장은 1342개.스타벅스 화장실 옆에 또 다른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던킨도너츠와 맥도날드의 0.99달러짜리 커피에 시장을 잠식당할 만큼 차별성도 줄어들었다.

그는 CEO 복귀 한 달 만에 미국 전역 7100개 점포의 바리스타를 상대로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직원 재교육을 단행했다. 한창 영업을 할 하루 시간 중 210분을 이 교육에 할애했다. 그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최신호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벅스의 상징인 '품질에 대한 절대적인 추구'라는 가치를 되찾기 위해 교육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 전 매장의 바리스타들에게 '한 번에 한 잔씩 만들기' 등의 지침을 내린 것도 품질을 위해서다. 이 때문에 고객이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이 생길 수 있으나 스타벅스는 지난해 손님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도요타자동차의 생산 시스템인 '린 경영(모든 생산공정에서 시간과 물자 낭비를 최소화해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원두를 카운터 맞은편에 올려 놓는 등 바리스타의 동선(動線) 줄이기에 역점을 뒀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 창출에도 나섰다.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으로 무선인터넷 수요가 늘자 지난 7월 미국 매장에서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자책 등 일부 유료 콘텐츠도 무료로 제공했다. 연회비 25달러를 내면 제품 구매시마다 10% 할인을 받는 '골드 로열티 프로그램'도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도 효과를 봤다. 1달러가 넘는 가격에 커피믹스형 인스턴트 커피를 누가 마실까라는 우려 속에 지난해 내놓은 커피믹스 비아로 첫해 1억3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국제부 차장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