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2만50원이던 기아차 주가는 지난 5일 4만7500원으로 올 들어 두 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치(컨센서스)는 5만6000원에 달한다.

주가 상승 속도보다 기아차의 펀더멘털 개선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코스피지수가 '고공비행'하고 있지만 이처럼 일부 종목은 목표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성홀딩스 · 기아차 등 '주목'

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 지난달 이래 총 165개 종목의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높아졌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 종목이 125개로 76%를 차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목표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뛴 종목은 태양전지 제조업체 신성홀딩스다. 이 회사 목표주가는 어닝시즌 전 8500원에서 현재 1만2167원으로 43.1% 올라갔다. 5일 종가(8360원)와 비교하면 향후 45.5%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신성홀딩스는 글로벌 태양전지업체 중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대규모 설비 증설로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151%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차의 목표주가도 어닝시즌 들어 30.4% 높아져 5만6000원에 형성돼 있다. 3일 4만99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모세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국내외 시장에서 신차 판매 호조로 기아차의 수익과 재무구조가 이젠 현대차 부럽지 않은 수준으로 개선됐다"며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9월부터 중국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가파른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목표주가도 계속 높아져 현재 3만5100원을 기록 중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엔고 현상으로 일본 경쟁 기업들이 위축돼 중국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삼성엔지니어링 베이직하우스 대우조선해양 SK㈜ 등도 목표주가가 10월 이후 20% 이상 상향 조정된 종목으로 꼽힌다.

◆IT장비업체도 목표주가 '쑥쑥'

코스닥시장에선 정보기술(IT) 관련 장비업체들의 목표주가가 빠르게 올라갔다. 에스에프에이 디지텍시스템 고영 등이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의 목표주가는 9월 말 4만4220원에서 현재 5만5734원으로 26.0% 뛰었다. 김성태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지분 투자 이후 수주 물량 증가로 가파른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삼성그룹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및 태양광 분야 신규 투자 집행으로 향후 다방면에서 수혜를 누릴 것"이라며 '적극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휴대용 터치패널 제조업체 디지텍시스템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 판매 호조와 태플릿PC 갤럭시탭 출시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부각되며 목표주가가 2만3500원에서 2만8750원으로 22.3% 상향됐다. 이 밖에 고영 GS홈쇼핑 등도 목표주가가 20% 이상 높아져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조사됐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최근 목표주가가 상향된 종목들은 3분기 실적을 토대로 4분기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감안한 것이어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